고독의 다른 이름
가끔 누군가를 기다리는 설레던 그 마음이 그립다.
어릴 적에 어스름이 깔린 골목길에서 퇴근 하시는 아빠를 기다리던 마음이 그립다.
붉게 물든 가을 낙엽이 내려 앉은 벤치에 앉아 10분이나 먼저 나와 남자친구를 기다리던 그 마음이 그립다.
'잘 지내?'라고 물으며 안부를 전하고, '오늘 뭐해?'라며 갑작스럽게 만나자는 친구의 전화를 기다리던 마음이 그립다.
추운 겨울, 뿌옇게 서리 낀 안경에 빨간 코를 하고 나타나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가자하는 새신랑을 기다리는 풋풋한 새신부의 마음이 그립다.
친구들과 싸워 울고 있지는 않은 지, 밥은 몇 숟가락이나 먹었는지 괜한 걱정으로 초조해 했던 아이의 첫 유치원 등원 날, 무사히 귀가하여 어서 내 품에 안아봤으면 하는엄마의 마음이 그립다.
이제는 너무 당연해 지고 익숙해진 것들이 그리워지는 것은, 지금은 내 진심이 그곳에 온전히 닿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흘러가 버린 것들을 추억하며 쓸쓸해 한다면, 그래서 고독하다면, 지금 내 마음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고독은 기다리는 마음이 그곳에 채 닿지 못한 상태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