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름다운 나비

삶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노래1

by Eunjung Kim

나는 나비 -YB-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나는 아주 작은 애벌레

살이 터져 허물 벗어 한 번 두 번 다시

나는 상처 많은 번데기

추운 겨울이 다가와 힘겨울지도 몰라

봄 바람이 불어오면 이제 나의 꿈을 찾아 날아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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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노래를 듣다가 현재 내 인생의 물음에 답을 찾곤한다. 단 한 소절의 가사속에 담긴 메세지가 그 어떤 멘토의 조언보다 깊은 공명을 만들어낸다. 때로 그것은 엄청나게 번져서 생각의 뿌리부터 흔들기도 한다. 또 슬럼프에서 허우적대고 있을 때 헤엄쳐 나올 수 있도록 얽혀있는 어지러운 생각들을 흩어주기도 한다. 그 영향력은 단순히 카타르시스를 넘어서 누군가를 살리기도 하고, 살게 하기도 한다.


그런 힘이 담긴 인생 노래가 누구에나 한 곡 쯤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 인생곡이 있기에 순간의 선택의 기로에서 삶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건 아닐까.


윤도현 밴드의 '나비'는 내 플레이 리스트 10곡 중에 상위를 차지하는 나의 인생곡이다. 처음에는 잔잔한 기타 솔로에 맞추어 읊조리는 보컬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그러다 점점 흥겨운 멜로디가 기분을 북돋아 준다. 화룡정점은 나비의 일생을 담은 노래 가사이다.

멜로디를 타고 전해지는 텍스트는 책을 읽을 때보다 훨씬 빠르게 전달된다. 귀에 쏙쏙 박힌다고 느끼는 것은 나만 그런것은 아닐 것이다.(물론 빠른 비트에 랩을 듣는것은 다르다.) 그래서 감정 이입이 잘 된다.

여행이나 어떤 체험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 상황을 유추할 만한 나의 추억을 소환해 낸다. 금세 내가 그 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입에서 맴도는 노랫말을 곱씹다보면 어지럽던 생각들이 잠잠해지고 감정이 순환된다. 멜로디에 몸을 맡기다보면 긴장했던 온 신경들이 무장해제되면서 편한함을 느끼게된다.


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인가.

물아일체 라고 했던가.

나는 애벌레인가 번데기인가 아니면 나비인가.

나는 어디쯤일까.

분명 나는 어른인데.

상처투성이 번데기를 벗고 날개를 활짝 펴고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여야하는데.

가끔은 다시 번데기에 들어있는 기분이었다가, 또 어떤 날은 앞이 캄캄한 애벌레 같기도 하다가.

가끔 세상을 다가진 듯 벅찬 가슴으로 훨훨 날아 올랐다가 조금 지나지 않아 거미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옴짝달싹도 못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다가.

나 잘난 맛에 세상 고귀한 척 했다가 사마귀를 만나 저쪽에 쪼그라져 있기도 하다가.


꽃을 찾아 세상을 두루 다니며, 꽃들의 사랑을 전해주는 아름다운 나비의 삶을 살고 싶다.

그렇지만 이런 이상적인 삶에서 조금의 여지를 두고싶다.

애벌레에서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되는 것이 단 한 번 뿐이다. 어쩌면 나비가 되지 못하는 애벌레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번데기에서 나비가 된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 축복이다. 우리 나의 인생도 비슷하다. 모두 이번 생이 처음이다. 어떤 인생은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다. 그러니 이만큼 살아낸 것이 얼마나 귀하고 복된 일인가. 실수와 실패가 있어도 현재를 살아내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위로하고 싶다.


작사가의 의도와는 별개로 나는 이 노래 가사에 숨겨진 맥락이 이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세상을 향해 멋지게 날아오르는 멋진 상상, 희망으로 오늘을 살아내라고. 비록 나비가 되지 못하였더라도 그래도 열심히 애벌레를 그리고 번데기를 살아내라고. 이 노래를 들으며 나를 응원해주라고.


자신을 가엾게 여길 줄 모르는 가엾은 인간보다 더 가엾은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아우구스티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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