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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Mar 05. 2019

[하루에 짧은 글 한 편] 2019.3.5

0. 시작해보겠습니다.


올해(2019년) 1월부터 브런치를 시작했지만, 1분기가 끝나가는 3월 현재 제 브런치에 올라온 글은 고작 10개에 불과합니다. 제가 상당히 게으른 탓도 있습니다만, 영화 리뷰를 쓰다 보니 기왕 쓸 거 대충 쓰기는 싫고, 제대로 쓰자니 그러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여러모로 내적 갈등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하루 이틀 지나고 일주일 가까이 지나면 그때서야 작심하고 글을 씁니다. 한 편에 보통 짧게는 4시간, 길게는 6시간이 넘게 걸리니 그렇게 한 편 쓰면 보상심리가 발동해서 한참을 또 안 쓰고, 그러다가 다시 뭐라도 쓰자 싶어서 키보드 앞에 앉고 이 짓을 몇 번을 반복하니 벌써 3월이더군요. 


2주에 한 번, 혹은 1주에 한 번 꼴을 보이고 있는 처참한 리젠율. 만약 커뮤니티였으면 망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기왕 글을 올리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하루에 한 편 정도 짧게라도 그날 떠오른 생각들을 써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잘 쓸 필요도 없고 그냥 정말 쓰는 것에 의의를 두는, 어쩌면 아무에도 의미 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아무렴 어떤가 싶어서요. 혹여 읽어주신다면 감사한 일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3개월차를 맞이한 백수생활에 뭐라도 좀 하는 게 맞지 않겠나 싶어서요. 그렇다고 영화 리뷰마냥 길게 쓰면 3일도 못 넘기고 포기할 것 같아서 나름대로 분량도 정했습니다. 한 문단에 대략 5~6줄 씩, 다섯 문단 안에 글을 끝내기로.


하필 다섯 문단이라고 정한 데에는, 대학교 기초 교양 과목이었던 글쓰기 강의에서 다섯 문단으로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걸 목표로 글쓰기를 시작해보라는 제안이 떠올라서입니다. 다섯 문단 정도면 얼추 하고 싶은 이야기도 얼추 담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리뷰를 쓸 때도 그렇고, 쓰다보면 할 말이 많아져서 또 다섯 문단을 훌쩍 넘겨버릴 수도 있겠죠. 만약에 도저히 글을 쓸 게 없다 싶은 날도 5문단이면 충분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한 가지 걱정되는 건 제가 강박처럼 다섯 문단, 5~6줄을 지키려고 들 것 같아서 조금은 마음 편히 먹으려 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 편 글쓰기의 시작도 글쓰기에 대한 것으로 정했습니다. 내일부터는 그동안 머릿속에 잠깐 떠올리고 흘려보냈던 여러 생각들을 잘 정리해서 글로 써내려가볼 생각입니다. 일기에 쓰고 혼자서 볼까도 생각도 해봤습니다만, 일기에는 정말 그날 있었던 일만 정리하게 되더라구요. 뭔가 이것저것 쓰고 싶기는 한데, 막상 쓰자니 손이 의욕을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 강해서요. 더욱이 브런치를 활성하고 싶은 마음도 큰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날려쓴, 날 것 그대로의 글을 올리진 않겠습니다. 어느정도 윤문을 해서, 적어도 읽을 수 있는 글은 쓸려고 합니다. 그 와중에 시도해보고 싶은 것들도 있습니다. 평서체로 글을 쓴다거나, 아니면 아주 콤팩트하게 핵심만 이야기한다거나. 말하는 듯이 쓰다보면 글이 늘어지는 경우도 있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는 경우를 종종 봤거든요. 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쪼록 글을 계속해서 쓰는 것이겠지요. 저는 브런치에서 말하는 것처럼 글의 힘을 아주 많이 신뢰하지는 않지만, 이 시대에도 여전히 글쓰기와 독서가 유효하다고 믿는 한 사람이니까요. 그럼 다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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