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한편] 억지
거진 1주일 만에 브런치에 글을 쓴다. 사실 브런치에 게재를 안했다 뿐이지 그동안 틈틈이 글을 쓰긴 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쓰고 보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 덧붙이자면, 거의 쓰지 못한게 사실이다. 요즈음 잠이 모자라서 새벽 1시에는 꼭 자자고 마음 먹은 이후로 도무지 글을 쓸 시간을 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루 5분이라도 쓰자며 스스로를 다그쳤지만 그 5분조차 내지 못하기를 며칠. 의무감과 죄책감이 뒤섞인 기묘한 감정에 사로잡혀 황급히 글을 쓴다. 사실 이런 류의 글쓰기도 면피성에 가깝다. 그간 읽었던 책이며 영화에 대해 써도 모자랄 마당에, 일단 글 비슷한 거라도 내놓고 보자는 식이다.
굳이 내어놓고 보자는 마음이 들었던 건 글쓰기에 대한 감각이 필요했던 까닭이다. 반드시라고 할 것까지야 없지만 모든 행동에는 결과물이 뒤따라야만 비로소 실감이 생긴다. 결과물이라고 해서 꼭 거창할 필요까지 없다.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놓고보면 이 글은 조금의 만족감도 주지 못한다. 비어있는 화면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겨우겨우 한 글자씩 이어나가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글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번 썼던 것 같은 표현과 했던 것 같은 이야기가 모양과 순서만 바꾸어서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애써 마무리 짓는 건 때론 의미 없어 보이는 반복이 쌓여서 뭐라도 만들어질 때가 있어서다. 매번 느끼지만, 어떻게든 하는 것과 아예 하지 않는 것 사이에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뭐라도 내어놓고 보자. 그게 별로 탐탁치 않는다면,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