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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Mar 12. 2019

[하루에 짧은 글 한 편] 2019.3.11

6. 이슈라는 것

어쩌다 한 번씩 뉴스를 볼 때가 있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할 때도 있고, 인터넷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뜨는 게 뉴스 탭이기도 해서, 일부러 찾지 않더라도 보게 됩니다. 그중에는 정말 이게 우리 삶과 상관이 있는 일일까 싶은 것들도 있습니다. 곧장 체감하기 힘든 일일 수록 그렇습니다. 혹은 제가 관심 없는 일들을 볼 때도 그렇고요.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우리 삶과 전연 관련 없는 일은 없습니다.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일 뿐이죠. 현시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버닝 썬 사태도 그렇습니다. 


화수분처럼 파면 팔수록 문제가 터져 나오는 버닝 썬 관련 사태. 클럽명을 갖다 대는 걸로는 사태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이슈에 관해서는 가급적 말을 아끼려고 하는 편입니다. 이슈가 진행 중일 때는 과열된 분위기 때문에 가려지는 것이 있고, 무엇 하나 확실하지 않게 보일 때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버닝 썬과 관련해 글을 쓰는 이유는 말을 아끼는 것이 신중함일 수도 있지만 비겁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클럽 버닝 썬의 진상은 명암을 가릴 것 없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초에 밝혀진 폭행도 그 자체로 문제지만, 그것이 사소해 보일 정도로 하루가 멀다 하고 잇따라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죠.


최초에 버닝 썬에 관한 기사가 올라왔을 때만 해도, 저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당장 클럽이나 유흥 쪽에 관심이 없었을뿐더러, 그런 곳에서 으레 일어나는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던 듯합니다. 그나마 관심을 가져볼 여지가 있었다면 폭행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권력의 행사가 정당했는가 하는 문제 정도였죠.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밝혀지는 사태의 전모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아니, 상상도 못 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유명 연예인이 성폭행 방조는 물론이고, 마약 유통과 몰카 유출 거기다 경찰과의 유착에까지 관여했다는 건 창작물의 소재라면 현실성이 없다고 사람들의 빈축을 살지도 모릅니다. 비슷한 사례가 있기는 했지요. 영화 <내부자들>이 개봉하고 시간이 흘러 국정농단의 전모가 밝혀졌을 때도 그전까지 의혹만 무수했지 자격도 없는 일반인이 국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요. 현실은 뭇 살마의 상상을 뛰어넘는다고들 하지만 우리가 딛고 서있는 현실의 어딘가에선 미처 가늠하지도 못할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죠.


어떻게 결론이 날 것인지는 조금더 지켜봐야할 겁니다. 그러나 결론의 향방과 관계없이 이른바 버닝썬 사태라 불리는, 작금의 상황은 우리 사회가 숨기고 있었던 혹은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었던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것도 현재 진행형으로 말이죠. 무엇이 정말 문제냐를 이야기하려면 이 글로는 부족할 겁니다. 또한 해야될 이야기도 더욱 많구요. 미처 다 다루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 번의 글을 위한 포석으로 이 글을 남기고 오늘은 이만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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