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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Mar 13. 2019

[하루에 짧은 글 한 편] 2019.3.12

7. 스마트폰


요즈음엔 침대에 누워도 곧장 잠드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예정보다 늦게 잠들곤 하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다음날 아침 후회할 게 뻔한데도 오늘 밤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밤을 지새우시겠지요. 그렇다고 스마트폰이 없었던 10년 전에 일찍 잠들었느냐 하면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저만 해도 컴퓨터 앞에 앉아 몇 날 며칠을 지새우곤 했으니 딱히 스마트폰의 탓은 아닌 듯합니다.


요즘엔 어디서도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접했던 순간을 떠올려봅니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이 끝났을 때였을 겁니다. 더 이상 수험공부에 온신경을 쏟을 필요도 없었고, 마침 2G 슬라이드폰에서 3G 스마트폰으로 핸드폰 시장의 대세가 넘어가던 즈음이라 부모님도 핸드폰을 바꾸는 걸 흔쾌히 허락하셨지요. 그렇게 구입하게 된 첫 스마트폰이 갤럭시 S1이었습니다. 몇몇 분들은 갤럭시가 나오기 전부터 옴니아나 애플에서 나온 아이폰을 쓰셨던 것 같은데 저는 그런 쪽으론 문외한인지라 별다른 생각 없이 스마트폰을 구매했었습니다.


그때는 스마트폰의 여명기였으니, 지금처럼 성능이 뛰어나지도 않았고, 기능도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하나로 삶이 급격하게 달라지거나 하는 일도 없었죠. 더구나 저에게 핸드폰은 지인들과 어쩌다가 연락하는 일을 제외하면 들여다보는 일이 거의 없는 물건이었던지라 폴더/슬라이드폰을 쓰던 시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예전보다 액정이 커져서 시간을 확인하기 더 좋아졌다는 정도의 차이가 전부였지요. 그래서인지 갤럭시 S1을 쓰던 시기에는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일이 드물었던 걸로 기억납니다.


그러던 게 군대에서 2년을 보내고, 2015년 즈음이 되니 강산이 달라졌다는 말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특히나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과 함께 하게 되었지요. 이제는 스마트폰 없는 일상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언젠가는 한번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그제야 집에 지갑을 놓고 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한참 스마트폰 결제가 도입되고 있던 시기여서, 침착하게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시도했고, 그 덕분에 낭패를 보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새삼스럽게 스마트폰의 대단함(?>을 다시금 깨달았죠.


마트폰이 없던 시절엔 도대체 어떻게 살고 있었던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여행만 하더라도 지도는 물론, 현지에서 뭐가 맛있고 어딜 가야 하는지 스마트폰 하나면 별다른 조사 없이도 그 자리에서 알아볼 수 있죠, 자유여행이 대세가 된 것에는 스마트폰의 공도 적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언론과 전문가가 거듭 지적하듯이 스마트폰의 폐해도 분명 있습니다. 마냥 혜택만 이야기했지만, 오늘 밤도 우리를 잠들지 못하게 하는 것도 스마트폰이니까요. 오늘만큼은 스마트폰을 꺼두고 일찍 잠들어볼까 합니다. 여러분도 좋은 밤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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