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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Jul 18. 2022

오늘을 돌아볼 언젠가의 미래

[오늘한편] 과거회상

7월도 벌써 중순. 2022년도 절반이 넘게 지난 셈이다. 월요일 아침을 코앞에 둔 새벽, 불현 듯이 머릿속에서 한 문장이 떠올랐다. 언제일지 모르는 미래에, 나는 이 순간을 돌아보면서 그리워하지는 않을까.


20대에는 미래의 내가 지금 이 순간을 그리워할 거라는 상상은 감히 떠올리지도 않았다. 그때의 나는 그저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딱히 생활이 곤궁한 것도 아니었는데도, 이상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있는 느낌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던 것 같다. 스스로 성장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뭔가 달라지긴 달라진 기분이다. 단순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물론 지금이라고 해서 마냥 현실이 아름답게만 느껴진다거나,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뭘 하고 살아야 할지, 이렇게 살아도 좋은 것일지. 내 앞에 놓인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때때로 엉뚱할 정도로 이상한 걱정으로 빠지기도 하는데, 가령 요즈음 날씨에 관하여 집안에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있을 때면 지금 추세라면 8년 후에는 지구의 이상 기온 현상이 돌이킬 수 없다는데 과연 이래도 되는 건가 싶어지는 것이다.


지금을 그리워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든 것도 그런 맥락에서였다. 생존에 대한 걱정 없이, 가만히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는 지금은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꼭 에어컨만 그런 것도 아니다. 지금 내가 누리는 모든 것들, 내가 느끼고 체험하는 것들이 언젠가는 절대로 당연하지 않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상상을 해보니,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할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좀 더 충실하게 살아야지 또 다짐하고하는 것이다.


불안에 시달리며 잠들지 못했던 과거의 밤들을 떠올린다. 내일에 대한 기대도 없었고, 변변치 않게 지나가버린 오늘 하루가 아쉬워서 나는 그렇게도 밤을 지새웠던 것 같다.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었고, 나는 나이를 먹고 또 하루의 밤을 이렇게 지새우고 있다. 아직도 나는 스탠드 불빛에 의지하며 새벽을 보내곤 하지만, 이제는 잠들어야겠다. 내일을 또 살아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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