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한편] 출근
1.
4월 29일 퇴사를 했다. 5월부터 6월까지 2달 간 이직을 위해 면접도 보고 운전면허도 따고 크로스핏 대회도 나가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 7월 18일부터 새로운 직장에 다니게 되었다. 두 번째 직장, 여전히 낯설고 어색한데 도대체 내가 첫 번째 회사에서 어떻게 사회생활을 했던가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벌써 2주째를 맞이했다. 3개월의 수습기간을 잘 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그렇다.
2.
새로운 직장에서는 9시까지 출근을 하고 있는지라, 반드시 2시 반에는 잠들어야 출근을 할 수 있다. 7시 46분 지하철을 타지 못하면 절대로 9시에 도착하지 못하는 관계로, 무조건 2시 반에는 자야한다. 평소 3시쯤 잠들던 걸 생각하면 고작 30분 당긴 것뿐인데, 2달 동안 이직을 하면서 생활패턴이 엉망이었던지라 2시반에 자는 것도 굉장히 이른 시간으로 느껴진다.
무엇보다 정해진 시간에 무조건 자야한다라는 게 적응이 되질 않는다. 일정한 패턴이 있는 삶이 아무래도 좋긴 하지만, 뭐랄까, 강제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어서 괜히 투정을 부리고 싶어지는 기분이다. 그러나 누구에게 투정을 부린단 말인가. 31살은 투정을 부리기에는 너무 많은 나이 같다. 결국 나는 2시 반에 침대에 누워 잠이 든다. 그래봐야 5시간 밖에 못잔다. 좀 더 일찍 자야된다고 스스로 타이르지만 쉽지 않다.
3.
여하튼 그래서 글을 쓰지 못했다,고 하면 변명이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다. 겨우 일주일에 한 번 글쓰기를 못할 정도로 바쁜 건 아니지 않나. 솔직히 말해 글을 쓰는 게 귀찮은 쪽에 가깝다. 아니면 습관이 들지 않은건지도 모르고. 2019년만 해도 글을 매일 같이 쓰려고 몇 달이나 애를 썼는데, 말짱 도루묵이 되었다. 평생 가는 습관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그렇게 글을 써봐야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도 글을 쓰다보면 어느순간 관성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걸 깨닫고는 했다. 글에서 몇 가지 신호가 나타나는데, 하나는 '-것 같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비슷한 표현을 무의식 중에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가령 '-것 같다'는 표현이 한 문장 걸러서 다음 문장에 또 나타나는 식이다.
그런 문장을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가 이런 걸 써서 뭘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부터 든다. 애초에 누군가에게 보일 글이라면 좀 더 분명하게 독자를 상정하고 기획된 글을 쓰는 게 좋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준비할 게 많아지고 고민이 길어지는 만큼 글쓰기에서는 멀어진다. 그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유지한다는 게 도통 어려운 일이어야지.
4.
아무튼 그랬다. 나는 이직을 했고, 여전히 운동을 하지만, 글쓰기는 조금 소홀했다. 헤어질 결심을 보고서 리뷰를 쓰겠다고 3일 내내 들여다봤는데 여전히 마무리를 하지 못한 것도 아쉬울 따름이다. 영화가 스크린에서 내려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어떻게든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도저히 마무리가 되질 않더라. 이제와서는 거의 놓은 수준인데, 그래도 7월이 가기 전에는 마무리하고 싶다.
5.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남은 7월, 그리고 2022년도 잘 마무리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