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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희 Aug 19. 2022

8월의 글쓰기

[오늘한편] 글쓰기에 대한 고민

남아있는 삶 동안 내가 쓸 수 있는 글보다 쓰지 못할 글이 더 많을 것이다. 이유는 몇 가지가 있을텐데, 너무 바빠서 그럴 수도 있고 혹은 내 글재주가 부족해서 차마 남들이 읽을만한 글을 쓸 자신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이에 관해서 마케터로 일하며 깨달은 바가 있는데, 지금껏 내가 써온 글 비슷한 것들은 지독하게 자기만족을 위한 수단이었다는 사실이다.


네이버 블로그든 카카오 브런치든 어디에 업로드하더라도 도통 조회수가 나오질 않아서 그 이유를 골똘히 생각해본 적도 있었는데, 아마도 내 글이 누군가 읽을 것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어서 그럴 것이라고 짐작은 했었다. 그리고 그걸 실제로 깨닫기까지가 꽤나 오래 걸렸다. 물론 글이 재미가 없다든지, 문장이 별로라든지.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 독자라는 걸 상정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꽤나 오랫동안 글을 써왔지만 나는 여전히 누군가 내 글을 읽을 것임을 상상하지 못한다. 설령 내 자신이 읽는다고 할지라도, 누구도 읽지 않는 글을 쓴다는 건 너무 지독한 낭비다. 피곤하기도 했거니와 어차피 나만 보고 말 글, 써서 무엇하나 싶어서 글쓰기에 대한 미련을 놓아버렸다. 자연스럽게 글을 쓰지 않게 되었다. 아득바득 글을 쓰던 때와는 다르게 글을 쓰지 않는 순간이 이어져도 불안감은 덜하다.


그럼에도 누군가 선뜻 읽고 싶을만한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면서도 여전히 나는 제멋대로 글을 쓴다. 어쩌면 이것도 그저 자기만족일 뿐일지도 모른다. 해소되지 않는 답답함만 또 하나 남겨둔채, 부랴부랴 글을 마무리한다. 언제쯤 나도 읽는 사람도 만족할 글을 쓰게 될까.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 라고 쓰면서도,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겠다. 알기 위해서 쓴다. 그리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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