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준희 May 23. 2019

글쓰기에 대해서 (1)

[하루에 짧은 글 한 편] 2019년 5월 22일, 마흔다섯 번째 글.


6일 만에 키보드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며칠 동안 꾸준히 쓰다가도 한 번 마음이 떠나버리면 다시 붙잡기가 이리도 어렵네요. 그래서 오늘은 글쓰기 자체에 대해 쓰면서 제 스스로를 돌아볼까 합니다. 처음 [하루에 짧은 글 한 편(이하 하루 한 편)]을 쓰기로 마음먹었던 건 브런치를 활성화하자는 목적과 함께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였습니다. 분량, 내용 혹은 글의 완성도와 관계없이 그저 쓰는 행위 자체를 몸에 익혀두면 앞으로 무엇을 쓰든 쓰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좀 덜 가지겠다 싶었거든요. 제 전공이 국어국문학인데 글을 쓰는 게 뭐가 어렵냐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부담이 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외려 글에 대한 눈만 높아져서 본인이 그런 글을 쓰지 못하는 데에 스트레스를 받는 지라, 우선 글쓰기와 친해질 필요가 있었죠.


그렇게 시작한 [하루 한 편]도 45번째를 맞이했고, 글쓰기 습관이 몸에 붙었느냐 하면, 음, 현재로서는 썩 만족스럽진 않았습니다. 하루 이틀 정도는 아무렇게나 쓰는 것도 제법 좋은 일이구나 싶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분량 채우기에 급급해하며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거나, 누가 보지도 않는데 이렇게 써본들 무슨 소용이 있는 건가, 의구심이 들 때도 있었지요. 글쓰기라는 행위를 지속하는 건 마음을 편하게 먹는다고 가능하진 않는 듯합니다. 글을 쓰는 본인이 적절한 목적의식을 함양해야 함은 물론, 독자의 존재도 필수불가결이라 할 수 있겠죠. 결과물을 내어놓으면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은 법이잖아요?


독자를 상정한다면 그때부턴 자기만족을 넘어서서 누구라도 읽어보고 싶어 지는 글을 써야 할 겁니다. 아직은 자기만족에 그치고 있지만 언젠가 글로 먹고살기를 원한다면 그때는 달라져야겠죠. 당장 여기, 브런치만 둘러봐도 독자의 구미를 당길만한 글이 얼마나 많습니까. 제목은 물론이요 형식과 콘텐츠 모두 독자로 하여 읽고 싶다는 욕망이 들게끔 하는데 최적화되어있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작가를 본업으로 하고 있는 게 아님에도 각각의 영역에서 내공을 쌓은 분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심지어 글까지 잘 쓴다는 건 여러모로 놀라운 일입니다. 대체 어디서 글쓰기를 배우신 걸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글쓰기에 관한 책을 찾아보는 게 어렵지도 않으니 어쩌면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 시중에 나온 작법서를 읽어보셨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런 노력과 상관없이 재능을 타고난 경우일 수도 있지요. 그러나 무엇이 되었든 어쨌거나 썼다, 이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글을 쓰고 싶다 혹은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일단은 써야 합니다. 책을 많이 읽는다거나 작법서를 찾아보는 노력도 필요하긴 하겠죠. 하지만 그런 노력과 별개로 글을 쓰지 않는다면 지식만 늘었을 뿐 글쓰기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글을 쓴 건 아니니까요. 모든 일이 그렇죠. 정작 그 자체를 하지 않으면서 그 곁가지에 놓인 것을 하는 걸로 노력하고 있다며 착각할 때가 얼마나 많던가요. 진리는 단순한 곳에 있다는 말도 이런 걸 염두에 두었을 겁니다.



글쓰기에 대한 첫 번째 글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러나저러나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실 대단한 말도 아닙니다. 기존의 작법서도 누누이 강조하는 부분이구요. 테크닉 수십 가지를 익혀본들 써먹으려면 글을 써야한다고 강조합니다. 아마 책을 덮으면 그 순간 잊혀져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따름이죠.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계신 분께서 글을 쓰고자 마음 먹으셨다면, 어떻게든 써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공개된 곳에서 쓰지 않아도 좋으니, 한 줄의 일기라도 남기신다면 그걸로도 일단 글쓰기를 시작하신 겁니다. 물론 그걸로 끝이 아니라 글쓰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다른 일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그건 나중에 걱정해도 괜찮습니다. 일단 써보는 거죠, 뭐. 저처럼요.



작가의 이전글 축제라는 비일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