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읽기 너무 아까운 책

요시타케 신스케, 『벗지 말걸 그랬어』

by YeonSun

이럴수가 너무나 오랜만에!

팟캐스트 '예스책방 책읽아웃'의 '어떤, 책임' 책 소개,

이번 주제는 '혼자 읽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책'입니다.

방송 오늘, 5월 25일(금) 올라갔어요. 재미와 가르침, 감동이 가득하답니다.

http://www.podbbang.com/ch/1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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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읽기 너무 아까운 책', 오늘의 주제를 듣자마자 떠오른 책입니다. 처음으로 그림책을 소개하게 되었어요. 요시타케 신스케의 『벗지 말걸 그랬어』를 소개할게요. 표지 먼저 보여드릴게요. 정말 귀엽죠?(웃음) 아이들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함께 놀다보면 정말로 아이가 된 것처럼 행복해지고, 순수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마음의 빗장을 싹 열게 되는데요. 그림책을 읽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사실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은 이와무라 카즈오의 『생각하는 개구리』 시리즈인데요. 아쉽게도 절판이 되었어요. 재출간을 기다립니다.(웃음)

우선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의 기준은 글밥이 적어야 한다는 것. 글밥 많은 것은 많은 대로 맛이 있지만 이왕 그림책이라고 하면 한 편의 시와 같은 글, 그리고 문장과 잘 어울리는 그림이 있으면 좋아요. 생각이 여러 갈래로 퍼지면서 굉장한 즐거움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오늘 소개할 『벗지 말걸 그랬어』는 제가 선호하는 그림책의 모든 요소를 다 갖춘 정말로 즐거워지는 책입니다. 먼저 첫 장면이 시선을 붙잡습니다. “옷이 걸려서 벗을 수 없게 된 지 얼마나 지났을까.”(웃음)라는 독백과 함께 어린 아이의 모습이 등장하는데요. 보니까 아이가 혼자서 옷을 벗으려다가 얼굴이 너무 커서 옷이 목에 걸려버린 거죠. 벌 서는 자세가 되어서 옷에 갇혀버렸습니다. 앞도 볼 수 없고요. 목욕하자는 엄마의 말에 "혼자서 벗을 수 있단 말이야!" 하고 이렇게, 저렇게 하는데 아무래도 안 됩니다. 옷에 갇혀서 이 아이는 “이러다 평생 못 벗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에 온갖 상상을 해요. 옷에 걸려 있어도 훌륭하게 자란 사람은 많겠지, 라는 글과 함께 그 상태로 군중의 환호를 받으며 연단 위에 올라선 그림도 나오는데요. 정말 재미있어요. 아이는 어쩌면 이대로도 살 수 있을지 모른다는 약간의 희망을 가져봅니다. 이 상태로 여행하는 장면도 나오고요.(웃음)

그런데 고양이가 배를 간지럽히면 막을 수가 없잖아요. 이렇게 있다보니까 배도 조금 시렵고 말이죠. 혼자 벗기를 포기하고 엄마한테 벗겨 달라고 하자니 조금 자존심이 상해요. 그래서 아이는 바지라도 먼저 벗어볼까 하죠.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됐겠어요.(웃음) 바지까지 걸려버린 거예요. 손을 쓰지 못하니까 다리로만 벗으려다가 손과 발을 아예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려요. 결국 엄마가 들어와서 옷을 훌러덩 훌러덩 벗기고 목욕을 시키면서 이 상황이 일단락됩니다. 하지만 약간의 반전이 있어요. 끝까지 보셔야 하는데 그것은 여기에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러니까 이 아이의 순수함과 상상력을 정말 잘 표현해낸 그림책이에요. 작가가 어쩜 이렇게 아이의 찰나를 잘 표현해냈을까, 놀라면서 읽었고요. 이 책을 동네 책방에서 정말로 우연히 발견했거든요. 그 자리에 서서 혼자 엄청 낄낄거리면서 책을 읽은 거예요. 책이 얇으니까 금방 읽었죠. 그때 정말로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이 책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혼자 읽기는 정말 아까워서요. 이 아이 너무 귀엽지 않나요, 라고 말도 걸고 싶고 그랬어요. 그런데 그날은 짐이 많았던지 책을 못 사왔는데요. 이번에 주제를 받자마자 이 책이 떠올라서 다시 그 책방에 가서 사가지고 왔습니다. 그 기분을 느끼고 싶은 거예요. 통창으로 해가 드는 그 오후의 책방, 한 구석에 서서 낄낄거리며 이 그림책을 보던 그 기분 말이에요. 저는 이제 이 책만 보면 그 순간의 완벽에 가까운 즐거움이 떠올라서 우울하다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 책이 하나의 상징적인 물건처럼 되어버렸어요. 생각해보면 이런 경험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 주말에 가까운 서점에 가보시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 찾아보셔도 좋겠고요! 요시타케 신스케의 『벗지 말걸 그랬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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