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 읽는 친구에게 권하고 싶은 책

알렉산드로 보파,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by YeonSun

오늘도 변함없이 돌아왔습니다아-

팟캐스트 '예스책방 책읽아웃'의 '어떤, 책임' 책 소개,

이번 주제는 '책 안 읽는 친구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방송 오늘, 6월 8일(금) 올라갔어요.

이번에 소개한 책은 무조건, 무조건! 웃깁니다.

http://www.podbbang.com/ch/15135

(좋아요, 꾹꾹!)




제가 오랫동안 품고 있던 질문이기도 해서 갑자기 튀어나온 주제였어요. '책 안 읽는 친구에게 권하고 싶은 책', 고심을 거듭한 끝에 골라온 책은 알렉산드로 보파의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입니다.

이번 주제에 맞는 책을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딱 두 가지 있었어요. 첫째, 엄청 재미있을 것. '그냥'도 아니고, '꽤'도 아니고, '엄청' 재미있는 책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재미는 가장 강력한 유혹의 도구 아니겠습니까. 이어서 두 번째는 성취감이 있을 것, 이었습니다. 한 권을 다 읽는 경험을 하는 건 참 중요한 일 같아요. 저는 어쩔 수 없이 성취 지향형 인간인지(웃음) 책 한 권을 끝냈을 때의 만족감이 상당한 편이거든요. 특히 고전 읽을 때 그랬는데요. 아무래도 잘 안 읽게 되잖아요. 다섯 권짜리 『레 미제라블』을 처음부터 읽을 수는 없는 법이죠. 그래서 저는 얇은 책부터 찾아 읽었어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카프카의 「변신」 같은 단편도 그랬고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도 그렇게 만난 멋진 책이죠. 그러다보면 조금 더 두꺼운 책도, 나아가 아주 두꺼운 책도 별로 두려움 없이 읽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생각들을 하기 시작하니 점점 책 고르기가 더 어려웠어요. 엄청 재미있는 책이라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같은 책을 가져왔어야 하고요. 성취감이 있으려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가져왔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들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요. 책장을 쭉 훑어보다가 이 책,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를 보고 딱, 선택하게 되었죠.

주변에 정말 많이 추천했던 책이에요. 선물도 많이 하고요. 이 책은 제가 여러 번 다시 산 책 중 하나예요. 2010년에 출간된 책인데요. 우선 작가의 프로필부터가 지나치게 재미있습니다. 책 날개의 저자 소개글을 조금 읽어드릴게요.


이탈리아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이 년 동안 동물유전학 연구소에서 일했다. 과학에 대해 낭만적인 꿈을 품었던 그는 개구리와 쥐를 흥분시켜 알과 정액을 얻어야만 하는 연구실 일에 염증을 느껴 인간 뇌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생각에 대한 생각"에 빠져 지칠 무렵, 갖고 있던 주식 가격의 폭등으로 그는 휴가를 결심했다. 삼 주의 휴가는 십일 년으로 연장되어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일 년을, 아시아에서 십 년을 보냈다. 태국에 머무는 동안 보석학을 공부했고 작은 섬에서 방갈로나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오 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낚시와 독서를 하거나 비디오를 보며 한가롭게 보냈다.


엄청나지 않습니까. 주식 부자예요.(웃음) 휴가를 보내던 작가는 그러는 동안 친구들한테 엽서를 보냈는데요. 친구 한 명이 긴 글을 써보라고 한 거예요. 그게 소설이 되었습니다.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는 20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모든 단편에는 주인공 비스코비츠가 등장합니다. 이름만 같아요. 각각의 비스코비츠는 돼지이거나 개미이거나 달팽이이거나 겨울잠쥐, 전갈 등이죠. 세균 비스코비츠도 있어요.(웃음) 이 각 생물들의 생태가 교묘하게 이야기에 녹아 있죠.

제일 기억나는 이야기는 되새 이야기예요. 뻐꾸기에게 둥지를 빼앗기는 되새 비스코비츠는 잠도 안 자면서 둥지를 지키거든요. 뻐꾸기가 몰래 알을 둥지에 넣어둘까봐서요. 하지만 알고 보니 그 되새가 정성껏 보살핀 새끼들과 어미까지 모두 뻐꾸기였다는 반전! 자기 안의 살육 본능을 거부하는 전갈도 나와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본능 때문에 최고의 킬러 가족이 되는 이야기도 꽤 흥미롭습니다. 이런 식이에요. 마약 탐지견에서 수도승이 된 개 이야기는 한 편의 추리소설이에요.

이 각각의 우화들이 인간 삶을 교묘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재미만이 아니라 여러 번 이야기를 처음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매력도 큽니다.

가격도 8,000원 아주 저렴하고요. 두쪽짜리 아주 짧은 단편도 있거든요. 이 책으로 시작하면 한 권을 다 읽어내는 성취감도 쉽게 맛볼 수 있을 거예요.

그나저나 알렉산드로 보파, 이 작가의 후속작을 엄청 기다리고 있는데요. 소식이 없어요. 어제도 구글링을 했는데 별다른 정보가 없더라고요. 쓸 필요를... 못 느끼는 게 아닐까(웃음)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매우 아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부디 힘을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http://ch.yes24.com/Article/View/36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