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상반기 특집, 최고의 책 BEST 3

김정연, 『혼자를 기르는 법 1, 2』

by YeonSun

요즘 가장 힙하다는 그! 팟캐스트 '예스책방 책읽아웃' ㅎㅎ

'어떤, 책임' 이번 주제는 7월을 맞아 '2018년 상반기 특집, 최고의 책 BEST 3'입니다.

방송 오늘, 7월 6일(금) 올라갔어요.

저는 이 책 두 권을 틈날 때마다 꺼내서 읽고 그래요. 그러다가 시계를 보면 한 시간 막 훌쩍 가 있고...;

http://www.podbbang.com/ch/15135

(팟빵에 댓글... 댓글을 좀 남겨주실래요? >.<)




매년, 매 순간 그렇긴 하지만요. 올해도 좋은 책들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방송에서 만난 책들도 있고요. 방송을 준비하다가 만난 책들도 있죠. 그 중에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라는 책이 있는데요. 이 책은 끝까지 고민을 했어요. '용서'가 주는 여러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래서 아마 더 많이 읽히지 못했던 것 같은데요. 우선 읽으면, 생각이 완전히 깨지는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여기에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범죄자를 용서한 어머니, 평생 자신과 남동생을 성폭행한 아버지를 마주한 딸의 이야기처럼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용서라는 일을 해낸 사람들이 나오거든요.

하지만, 그 엄청난 책을 제치고 제가 가져온 2018년 상반기 베스트는 바로 김정연 작가님의 <혼자를 기르는 법>입니다. 많이들 아시죠. 주인공 '이시다'와 그의 반려햄스터 '쥐윤발'이 이 비싸고, 시끄러운 도시 서울에서 혼자를 잘 길러내려 노력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만화예요. 2015년 12월부터 다음 웹툰에 연재를 시작했고요. 웹툰 <혼자를 기르는 법>의 시즌 1과 2를 묶은 책 <혼자를 기르는 법> 1권이 2017년에 출간된 적이 있죠. 시즌 3과 4를 묶어서 지난 5월 31일 2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아마 이 작품을 모르시는 분은 많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이 작품, 완결된 건 모르시는 분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완결되었다는 소식이 좀 아쉽기도 하고 그랬어요. 저는 이 책, 예약판매 기간에 구입했어요.(웃음) 웹툰도, 책도 정말 좋아했거든요.

1권 출간 당시에 북콘서트를 다녀왔는데 그때 또 그렇게 좋았어요. 책 날개에 적힌 김정연 작가님 소개글을 보면 "그래픽 디자이너였는데 지금은 약간 만화가. 이유가 있는 것들만 하려고 노력한다.'라고 쓰여 있거든요. 저는 이 '이유가 있는 것들만 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이 <필경사 바틀비>의 '하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는 대사까지 떠오르면서 정말 짜릿했었거든요. 근데 북콘서트에서 작가님이 또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회사를 그만 두고 혼자 지내면서 제 삶을 깨끗하게 정돈할 필요성을 느꼈어요. 특히 책을 읽으면서 자기 착취에 대한 내용에 심하게 공감을 한 적이 있어서요. 내가 왜 이렇게 쓸데없는 행동이나 절차를 많이 수행하며 살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을 간소화하기 시작했거든요. 모든 일을 따지면서 ‘왜 이걸 하지’라고 의심하기 시작하면 안 해도 될 것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예를 들어 내가 자식으로서 해야 할 것 같은 일들, A4 용지로 정리할 수 있는 회의 같은 것을 일부러 안 한달지 하는 식으로 과정을 점검해야 할 필요를 느꼈어요. 이유 있는 것을 찾아서 해야지, 하는 결심보다는 이유가 없는 건 안 해야지, 하는 거예요. 더 잘 안 하기 위해서요. 안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요."


심지어 만화를 그릴 때에도 안 그려도 될 것들을 먼저 찾았대요. 만화가 색이 없잖아요. 컬러가 상관없는 서사였기 때문에 일부러 안 썼다는 거죠. 김정연 작가님은 또 집안 곳곳에 '안 돼'와 '하지마'가 적힌 스티커를 붙여두었다고 합니다. "여성으로서, 딸로서, 저의 사회적 위치 때문에 요구되는 것들을 안 지켜야겠다고 결심하자마자 선택의 폭이 확 넓어졌고요. 그래서 뭘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스티커를 보면서 도움을 받"았다는 말, 너무 좋잖아요! 저는 이 말을 들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꼭 해야 할 이유를 찾고, 그래서 해야 할 것들만 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되기를 바라게 됐어요. 특히 어리고, 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그 선택권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이기심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 같아요.

그리고 완전히 딴 이야기지만 김정연 작가님을 저희 옹기종기에 모시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어쩐지 꼭 해야 할 이유를 찾는 작가님께서 거절을 하면 마음이 아플까봐...(웃음) 빠르게 포기를 했습니다. 하핫.


이번에 출간된 <혼자를 기르는 법> 2권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에피소드는요. <나의 목적지>라는 제목의 에피소드입니다. 주인공 이시다가 아파서 병가를 내고 쉬는 중에 지방에 다녀올 일이 생겨요. 오는 길에 갑자기 공황장애 증상이 도져서 휴게소에 잠시 머물거든요. 그러다가 이렇게 말해요. "가야죠. 목적지가 휴게소인 사람은 없잖아요. 약속이 있는 것도, 그렇다고 보물을 두고 온 것도 아니지만 돌아가야죠. 매캐한 나의 목적지, 서울로."

저는 주인공 이시다가 어떻게든 자신을, 그러니까 혼자를 잘 기르려고 매순간 고민하고 자기가 사는 지금 현재를 계속해서 살펴보면서 끝까지 그 현재를 지켜내려고 했다는 점이 참 좋더라고요. 그 현재가 지금은 아무것도 아닐지라도 말이에요. 매캐하고 서울, 그곳에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돌아간다, 이것이 나의 현재이니까, 그리고 거기서부터가 내 삶이니까, 라는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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