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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 Mar 04. 2022

말랑한 온기

안녕 나의 강아지

하얀 양말 두 짝을 신은 너는

말을 하지 않아.


그저 새까만 네 두 눈동자에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담을 뿐이야.


나와 눈 마주칠 때면

동그란 콧망울을 씰룩댈 뿐이야.


내 턱 밑을 간지럽히며

말랑한 온기를 나눠줄 뿐이야.


사랑하는 나의 강아지,

아무래도 못 잃을 내 아픈 손가락.


왜 너마저도 시절인연이 돼버려

너를 떠올리는 게

나를 갉아먹는 게 되었나.


너를 생각하기가 이제는 지쳐서

너를 그리워하는 마음만 지니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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