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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 Nov 30. 2022

머리는 자란다

오늘은 내일의 자산

머리는 자란다.

요지부동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이는 순간에도

머리칼은 꾸준히 영양분을 위로 아래로 전달한다.

매일같이 확인하며 안달나는 인간은

눈앞을 가리는 욕심에 눈멀어 마음만 급하다.

동동거림에 지쳐 잠시 잊었다가

어느 날 문득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본다.

어느새 부쩍 길어진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언제 이렇게 자랐지"한다.

머리는 늘 자라고 있었다.

티나지 않아도, 생색내지 못해도

티끌티끌 모아 자라고 있었다.


살던 빌라 앞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매일 본 적이 있다.

위잉위잉 뚝딱뚝딱 시끄러운 소리에 비해

얼기설기 그물망과 철근 뼈대만 몇 달 째 그대로였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앙상하던 것이 3층짜리 빌딩이 되어 있었고

그 다음 날은 8층의 건물로 완성되어졌다.


작은 오늘들이 모여 앞날을 만든다.

오늘이 너무 소소해 티조차 나지 않더라도

실망할 것이 없다.

오늘은 내일의 자산이다.

그것만 기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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