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자조수단.
걸작을 탄생시키는 재능은 없지만
생각과 마음을 글에 담는 소소한 재주가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은 씨앗에서 시작되어 간혹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가 되는 이 상념들을
글이라는 수단으로 진정시킬 수 있으니 말이다.
가끔 제어하기 힘든 순간이 오면 나는 생각한다.
지금 내게 온 마음이 어떤 것인가,
슬픔일까 분노일까 헛헛함일까
그렇다면 이 감정에는 타당성이 있는가.
있다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없다면 이 감정은 가짜다, 속지 않겠다.
쉽게 정의내려 붙잡을 수 없을 때에는
혼란이라는 마지막 비책의 단어를 쓰면 된다.
약간 비겁한 것 같지만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추상적인 무형의 것들을 문자로 이미지화하면
소용돌이는 이내 가라앉는다.
감정과 상념에 쉬이 잠식되는 건
환경보다 성향의 영향이 더 큰 듯 하다.
이런 성향의 사람은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돌보아야 한다.
인식과 진정의 무한한 고리를 인정해야 한다.
감정의 주도권을 쟁취해야 한다.
외로이 복잡한 이 과정을 돕는 건
글쓰는 이 소소하고도 소중한 재주.
오늘도 이렇게 내 생각 한 편을 문자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