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차원의 애정
나는 잠을 잘 못잡니다.
잠에 드는 데도 시간이 한참 걸리고
기껏 잠에 들어서는 열심히 꿈꾸기 바쁩니다.
힘든 시기엔 힘이 들어 슬픈 꿈을 꾸고요,
행복한 시기엔 무의식 저 깊은 어딘가
덮히지 않은 구덩이 한 켠에서
나를 쫓는 무언가가 득달같이 달려 나옵니다.
아무래도 행복과 비례하는 불안감이겠지요.
당신은 잠을 잘 자나요?
날이 더워지니 더위에 뒤척이진 않을까
고민거리에 사로잡히진 않을까
나는 이렇게 또 걱정합니다.
올해 소원 역시 양질의 수면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내뱉고 시시덕댔지만
사실 나 아닌 타인의 잠자리를 걱정한다는 건
정말이지 다른 차원의 진한 애정 아닐까요.
나는 당신을 찾는
모든 종류의 꿈을 미워합니다.
당신의 베개 위가 오로지 고요와 평온만으로
가득 차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생각은 나로 시작해 당신으로 끝나네요.
부디 잘 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