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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 Jun 29. 2023

불안의 씨앗

애석하게도

평온 속에 자란 사람은

불안의 씨앗 품고 살아가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운이 좋게도.


반대로 불안의 씨앗을 품은 사람은

평온 속을 유영하는 자들을

이해하지 못하죠, 애석하게도.


씨앗의 기원도 모른 채 전전긍긍,

기어이 발아하지 않을까하는 조바심.

무게도 없는 콩알만한 씨앗 하나 품고 사는 데

인간은 끝없는 자책, 원망, 성찰을 들여요.


언젠가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육아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부부에게

아이의 타고난 "천성"과 "기질"에 대해 말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내게 아주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기질적 예민함은 질타의 대상이 아니며

천성이 여린 것이 호와 불호의 영역이 아니란 것,

환경과 상황을 조성하면 될 뿐이라는 것이

내 안에서 원인을 찾으려 배회하던

정처없이 지쳐버린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오랜 고심 끝에도 답을 찾을 수 없을 땐

바깥으로 시선을 돌려볼까요.

안정감을 주는 만드는 사람에게 의지하고

다정한 사람, 안온한 사람을 찾아

손을 잡아달라 요청해보기도 하고요.


사람들이 모두 제각각인 건

보완의 의무와 책임과 본성을

타고났기 때문이에요.


혼자 걷는 건 이제 그만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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