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시작
큰일이다.
마음에 겨울이 왔다.
에는 찬바람이 마음에 서려버렸다.
그렇게 경계하던 것이었는데,
버틸 새 없이 마음에 회오리가 일었다.
마음의 무게는 속에 담기는 것들로 인해
때때로 과중이 된다.
결정해야 하는 것들과
걱정해야 하는 것들과
늘 지녀야 하는 것들로 한도에 달한다.
그럴 때면 마음은 더이상 버티지 못하는
밑빠진 독마냥 와르르 무너지고,
과중을 버티게 만들던 따스함마저
회오리에 휩쓸려 덩달아 내쳐진다.
기다림은 시작되었다.
흉흉한 잔해들이 가라앉기를,
얼음 조각들에 해가 비추기를
동동거리지 않고 차분히 기다린다.
무언가로 차오를 때까지 마음을 기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