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이불을 차며 뒤척인다.
모로 누운 가슴팍 안에서 시끄러운 마음 소리가 난다.
'오늘 모임에서 심심해 보이는 사람에게 괜히 말을 붙였다,
실은 그저 조용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는데.'
'그 사람에게 우산을 괜히 씌워 주었다,
나를 경계하는 표정이 불편했어.'
'알지도 못하는 할머니 길을 찾아주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았다,
어차피 기억도 못 할텐데.'
내 취미는 주변 사람과 공간을 관찰하기.
3초 이상 빤히 쳐다보면 왠지 수상해 보이니까
눈동자를 휙 휙 한 번씩 굴려보다, 땅도 보고 하늘도 본다.
모르는 이에게 말을 붙이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때로는 빨간 구두를 신고 춤을 추는 이야기처럼
브레이크가 풀린 것 같이 주둥이가 가만히 있지 않을 때가 있다.
어느새 가방 속에 있던 사탕을 꺼내들고
세 번 정도 눈이 마주친 지하철 옆자리 방실거리는 아이의 엄마에게
'사탕 줘도 되나요?'를 물을 수 밖에 없게 되는 그런 날이 있다.
그러다 가방 속에 손이 들어가자 마자
'오지랖이지.'
손으로 쥐었던 사탕을 다시 내려놓으며
나의 너무 앞선 마음에 브레이크 걸게 되는 날도 있고.
나는 늘 다정한 사람은 아니지만
가능한 언제나 그러고 싶어서,
나와 한 공기를 마시는 이 공간의 사람들의
옅은 미소를 보고 싶어서
때로는 다정이
독서, 영화감상, 게임하기 처럼
누구나 손쉽게 말할 수 있는 취미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밤마다 이불을 차지 않고
오지랖이었다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고
오늘도 내 취미생활을 할 기회가 있었다며
배시시 웃으며 잠들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