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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라이프 버리기 실천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먼저
by 욕심많은워킹맘
주말에는 옷장 정리 숙제를 만들었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장장 책장 정리를 했다면 이번 주말 이틀 동안은 드레스룸과 아이들 서랍 정리가 들어갈 예정이다. 사실 이번에도 눈앞이 깜깜하다. 그래도 미니멀라이프 버리기 실천 후, 얻게 되는 성취감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다. 내게 필요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해내는 것 역시 지난날의 나의 소비 습관을 돌이켜본다.
훤히 보이는 주방, 냉장고 옆 내가 제일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공간. 학습적인 교재와 전자기기가 있었던 곳이다. 어수선하고 온갖 잡동사니가 육안으로 훤히 보이는 곳,
여기에서 주말에 1차적인 정리가 들어갔었다. DVD 플레이어 아래 서랍장에 보관, 영어 교재는 아이들 방으로 이동 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퇴근 후 오늘은 나머지 2차 정리에 들어갔다.
분가 후 우리 부부와 함께한 장식 소품 : 커피 보틀, 차 보틀, 미니 티 테이블
결혼 후 일 년 동안 시댁에 들어가 살면서 딱 일 년 만에 분가를 했다. 결혼 후 일 년 만에 갖게 된 우리만의 공간, 내 집이라는 소유감은 하나에서 열까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결정권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 집이 생겼다는 기쁨에 다이소며, 각종 인터넷 쇼핑몰에 소품이며 인테리어 용품을 참 많이도 샀었다. 그래픽 스티커라고 하나? 그런 것도 온 곳에 덕지 덕지 붙이기도 했으니까.
그때부터 함께 해온 COFFEE 보틀과 TEA 보틀, 그리고 인테리어용 장식 소품 미니 티 테이블이다. 하지만, 직장 다니며 집에서 차 마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활용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내가 예뻐하던 소품인 터라 그냥 전기 포트 옆에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먼지만 쌓일 뿐, 나에게는 실용성이 떨어지는 장식 소품이었다.
신혼 때 인테리어 유행이 프로방스풍이었다. 그 유행에 맞춰 구입한 라틴 바구니, 저걸 왜 구입했을까?라는 후회도 들지만 버리지 못하고 아이들 책장 옆 구석에 늘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 함께한 미니 티 테이블은 50L 대용량 쓰레기봉투에 과감히 버렸다.
커피 보틀과 차 보틀은 신혼 때부터 넘넘 예뻐하던 거라, 그냥 버리기에 아까웠다. 혹시나 지역 카페에 드림 하면 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글을 올렸다.
그랬더니 생각 외로 많은 분들이 하고 싶다며 채팅이 왔다. 그래서 제일 먼저 요청하신 분께 드림 하기로 결정! 출근 전 깨끗하게 씻어서 현관 문 앞에 두고 왔다. 원하시는 시간대 편하게 오셔서 가져가시라고,
내가 예뻐하던 소품이 버려지지 않고 누군가의 손길에 재탄생 된다 생각하니 미니멀라이프의 위안이 된다고 할까? 마치 추억과도, 익숙함과도 예쁘게 결별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 훤해진 주방 공간,
복합기는 활용도가 높아서 주방에 놓을 수밖에 없다. ㅎ (치우고 싶지만, 우리 집에는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 가족들이 오래 머무르는 주방과 거실 가까이에 있어야 하니까.)
작은 바구니는 잡동사니 바구니로 만들었다. 미니멀라이프의 다짐이 언제 어떻게 느슨해질지 모르기에 딱, 저 바구니만큼만 잡동사니를 넣어두기로,
한 번씩 바구니를 비우고 다시 또 잡동사니로 채우는 바구니로 만들었다.
방에서 공부하느라 뒤늦게 거실로 나온 남편이 이 모습을 보자 깜짝 놀랐다. 주방이 훤해졌다며! ㅎ
나의 미니멀 라이프 실천에 제일 반기는 남편, 눈이 동그래지는 남편 얼굴을 보니 웃음이 난다.
미니멀라이프 실천을 위한 버리기는
나와 오랜 세월 함께하면서
익숙해진 것들과 결별부터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어쩌면 미니멀라이프에서 가장 필요한 건,
오랜 시간 함께해서 경각심도 없이
당연한 듯 소유하고 살았던
필요 없는 것들과의 결별 선언이 아닐까?
나는 오늘 신혼 시절 추억만 갖고 있던 익숙함과 결별을 했다.
결혼 11주년이 석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동안
11년 가까운 묵은 살림살이들과
10년 넘은 묵은 짐들과도 결별하는 과정이다.
그러면서 소유심도 가벼워지는 경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