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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뉴 Feb 07. 2021

‘나의 삶은 나의 것’, 그리고 매춘

장 뤽 고다르 ‘Vivre sa vie(1962)’

-자본주의의 부로 인한 권력관계
-성별에서 오는 권력관계

이 둘이 교차되는 지점의 가장 극단에 있는 것이 매춘이 아닐까.


'나의 삶은 나의 것(Vivre sa vie)'

배우를 꿈꾸며 자신의 삶을 살고자 마음먹은 하층계급의 여성 나나.

결국 사기를 당하고 제안된 몇 없는 선택지 중 하나가 매춘이다.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거겠지.)

사실 영화에서는 처음부터 그 목적으로 접근했던 것 같기도 했다.


그러한 상황에 놓인 와중에도 ‘자신의 삶은 자신의 것’이라는 걸 보여주려는 행복한 춤과 노래. 이에 심취한 발랄한 씬들.


사실은 그마저도, 적어도 ‘자신의 선택'이기는 해야 한다는, 행복해야만 한다는 마지막 자존심으로 보였다.

https://youtu.be/juHNVmPd9ek

비브르 사 비 엔딩

그러나 결론은 갱단에게 몸값 흥정의 대상이 된 채, 거래가 불발되자 한 치의 망설임 없는 총알 몇 발로 길에 버려진 시체가 된다.

마트에서 유통기한 지난 상품이 폐처분 되는 것과 다를 바 없이.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감정과 과정으로,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든 혹은 저항하든, 꿈을 버리든 혹은 쫓아가든, 그 치열한 과정들이 거대한 구조 앞에서는 덧 없는 미미한 움직임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다르는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심지어 이를  덤덤하게, 감정 섞지 않고, 인물에게 다가가지 않고, 상황을 그저 먼 발치에서 다큐처럼 관찰하는 카메라.


그렇기 때문에 인물을 둘러싸고 억누르고 있는, 인물의 감정과 선택보다도 부질이 있는, 대체 그 무언가가 뭘지 생각해보게 한다.


누벨바그 거장 고다르와 뮤즈 안나 카리나

누벨바그의 대표 감독 고다르의 연출이 궁금해서 본 작품. 누벨바그의 뮤즈라고 불리는 주인공 안나 카리나는 몇 년간 고다르와 결혼생활을 한 고다르의 최고의 배우다. 고다르의 무덤덤한 우울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가진 것 같다. 이혼 후에도 몇 작품을 같이 했다고.


영감으로 교류할 수 있는 사람과 남녀관계의 유효를 뛰어 넘어, 서로를 예술로서 사랑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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