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없다고 본다.
친한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심난한 목소리로 한숨을 푹 쉬더니
언니 제 글은 쓰레기 같아요. 전 글 쓸 자격이 없는 사람이에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동생의 대답은 자기가 보기에 글이 허접하다는 것입니다.
잠시 생각을 했죠.
그리고 얘기했습니다.
"나는 글 쓰기에 어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주어진 문제를 맞혀 커트라인 점수보다 높은 사람들에게 주는 자격증이 아니니까."
글로서 생각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일에 자격이 있을까요?
전 없다고 봅니다.
다만, 자기 글이 쓰레기 같다고 자책하는 동생의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
백 프로 만족하는 글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글 쓰는 사람이 느끼는 내 글에 대한 책임감이라 봅니다.
한 줄의 글이라도 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며,
더 나은 글을 쓰고자 하는 글에 대한 책임감이요.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자살한 어느 피디님 기사를 봤습니다.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어느 곳이든 장르를 넘어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현장은 살벌한 전쟁터 같습니다.
살아남아야 하기에 치열할 수밖에 없는 곳.
한 명 한 명이 치열하게 버티고 울고 다시 일어서고 또 넘어지고 다 끝이다 포기하다가도 이 악물고 일어서는..
보는 사람들은 가볍게 지나칠 1분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고 카메라를 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저는 감히 얘기합니다.
글 쓰기에 자격이 없다고,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작품이 나오기 위해 당신이 흘리는 땀을, 눈물을, 수고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