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살찐 병아리 Apr 19. 2017

글 쓰기 자격.

난 없다고 본다.

친한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심난한 목소리로 한숨을 푹 쉬더니

언니 제 글은 쓰레기 같아요. 전 글 쓸 자격이 없는 사람이에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동생의 대답은 자기가 보기에 글이 허접하다는 것입니다.

잠시 생각을 했죠.

그리고 얘기했습니다.

"나는 글 쓰기에 어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주어진 문제를 맞혀 커트라인 점수보다 높은 사람들에게 주는 자격증이 아니니까."


글로서 생각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일에 자격이 있을까요?

전 없다고 봅니다.

다만, 자기 글이 쓰레기 같다고 자책하는 동생의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

백 프로 만족하는 글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글 쓰는 사람이 느끼는 내 글에 대한 책임감이라 봅니다.

한 줄의 글이라도 더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며,

더 나은 글을 쓰고자 하는 글에 대한 책임감이요.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자살한 어느 피디님 기사를 봤습니다.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어느 곳이든 장르를 넘어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현장은 살벌한 전쟁터 같습니다.

살아남아야 하기에 치열할 수밖에 없는 곳.

한 명 한 명이 치열하게 버티고 울고 다시 일어서고 또 넘어지고 다 끝이다 포기하다가도 이 악물고 일어서는..

보는 사람들은 가볍게 지나칠 1분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고 카메라를 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저는 감히 얘기합니다.

글 쓰기에 자격이 없다고,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작품이 나오기 위해 당신이 흘리는 땀을, 눈물을, 수고를 응원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