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살찐 병아리 Oct 15. 2017

짝사랑

그와 나는 전생에..

짝사랑....


전생에 그는 내 첩이었어요.

나는 부유한 양반이었죠.

나는 여색을 좋아해 부인과 첩이 여러 명이었답니다.

그도 나의 애첩 중 한 명이었죠.

일편단심 나만 바라보던 그를 나는 가끔... 필요할 때만,

아랫도리가 심심할 때만 찾아갔어요.

그는 점점 지치고 외로웠죠.

그러다 나를 독차지하고 싶은 그가 안방마님 자리를 차지하려고 계략을 짰는데 오히려 들통이 나 쫓겨납니다.

쫓겨난 후 나에 대한 깊은 애증으로 생을 마감한 그..


그가 지금, 현생에 내 앞에 다시 나타났어요.

너도 당해보라고.

그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느냐고.

혼자만 하는 사랑이 얼마나 지독한지 너도 겪어보라고.


짝사랑...

나도 해보니 참 지독하네요.


놓고 싶어도 놓지 못하고, 어떤 날은 내가 미친년인가 싶고, 어떤 날은 그도 나를 좋아하고 있을 거야 희망을 갖다가 어떤 날은  내가 뭐가 아쉬워 이러고 있나 한심하고...

이제 다 잊고 나도 나 좋다는 사람 만나서 행복해지자 다짐해도 여전히 마음에서 놓지 못하는 몹쓸 짝사랑.


혼자 하는 사랑이 이렇게 힘들고 모진 것입니까.

저만 이런 거 아니죠?

미리 알았다면 전생에 그에게 상처 주지 않았을 것을.


이제 서로 전생의 업을 풀고 사랑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하는 사랑 말고요.

함께하는 사랑이요.

사랑은 함께할 때 더 행복하잖아요.


저처럼 전생에 업보를 풀지 못하고 짝사랑에 빠지신 분들... 힘냅시다.

어쩌면 다른 누군가는 어디선가 나를 짝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리고 인연이라면 꼭 이루어질 테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인연의 사형선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