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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May 20. 2018

20년 전 나에게 쓰는 편지.

힘내! 사랑한다!

내가 처음 팬클럽에 가입했던 아이돌 "신화"

지금은 데뷔 20주년의 "조상돌", "성인돌"이 된 오빠들.

20년이란 긴 세월동안 신화라는 이름으로 6명이 변함없이 함께 한 신화, 참 대단하다.

20주년을 기념하며 갓 데뷔했을 때의 자신들에게 쓰는 편지를 방송에서 봤다.

사건 사고 조심하라는 말, 드라마 불새에 꼭 출연하라는 말, 덤블링 조심하라는 말 등...

문득 생각했다.

20년 전, 과거의 나에게 나는 어떤 편지를 쓸까?


To. 20년 전, 살찐 병아리에게.

마냥 귀엽고 이쁜 병아리야.

학교 생활 힘들지? 친구들이랑 놀고만 싶은데 학원이며 숙제며 참 고달프지?

근데 말야. 지금이 젤 좋을 때야.

나중엔 배우고 싶어도 기억력도 딸리고, 돈도 시간도 허락하지 않을 때가 있을 거야.

지금 많이 배워둬. 대학이 전부는 아니지만 좋은 대학 나오지 못한 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어.

사회라는 게 그렇단다.


그리고 일기 꼬박꼬박 써둬. 나중에 그 일기가 작가라는 니 꿈을 이뤄 줄 중요한 재산이 될 거야.

글이라는 게 인생을 담는 거라 지금 너의 소녀 감성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찾기 힘들거든.


그리고..... 아버지께 잘 해.

퇴근하는 아버지 어깨도 주물러 드리고 애교도 많이 부리고 짜증내지 말고 웃으며 얘기해.
사랑한다고... 아버지가 최고라고..
너 힘든 사춘기란 거 알아.
그래도 해. 니가 생각하는 것만큼 아버지 오래 기다려주지 않아.

부모님께 효도하는 거.. 이건 평생을 살면서 니가 할 숙제야. 행복한 숙제.


그리고 건강 잘 챙겨.
어리다고 지금은 아픈 곳 없다고 방심하지 마.
그러다 수술할 수도 있어. 수술 후유증에 인생을 돌아보게 될 수도 있단다.


그리고 대학 들어가도 화장은 적당히 해.
어릴 땐 그 자체로도 얼굴에서 빛이 나니까.
순수한 그 모습 그대로 말야. 어른 흉내 너무 내지 말고.
나중에 졸업앨범 보며 이 촌스러운 화장 누가 했냐고 자괴감 든다.
나이 들면 쌩얼이 민폐가 될 수 있어. 화장 안 하고 싶어도 해야 될 때가 있거든.


그리고... 지금의 너를 많이 사랑해주렴.
방황하고 불안하고 힘들겠지만 다 과정이야.
그리고 넌 잘 이겨낼 거야. 아주 강한 사람이니까.
앞으로 살면서 더 힘든 시간이 많아.
하지만 충분히 망가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넌 스스로를 멋지게 지켜낸단다.
그러니 힘내.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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