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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Sep 27. 2015

사랑이다. or 사랑이 아니다.  (1장 1편)

짝꿍과 사이좋게 지내기

시작 글(글쓴이의 말) : 제 노래방 애창곡은 리쌍의 [사랑은]입니다.

이 노래 가사가 저는 그렇게 좋더라고요. 특히 이 부분이요.

♪사랑은 상처만을 남겼지만 사랑은 웃는 법 또한 알게 했고 사랑은 살아갈 이유를 주었다가 사랑은 절망이 뭔지도 알게 했죠. 사랑은 그렇게 왔다 간 거죠. 내  마음속에서 Love is♬     


참 많은 얼굴을 가진 사랑.

믿었던 사랑이 떠나고 세상 끝난 것 같은 절망의 사랑도 있고, 유치찬란의 끝을 보여주는 닭살 사랑도 있고, 가랑비처럼 잔잔하게  오래가는 정 때문에 사랑도 있고, 너무 사랑하는 만큼 너무 미운 애증의 사랑도 있을 겁니다.     


살찐 병아리 저 역시 그리 많은 경험은 아니지만 사랑 때문에 상처도 받았고 행복하기도 했으며 이제 다신 사랑은 없다 하다가도 또 사랑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사랑이 없었다면, 인생 참 재미없고 퍽퍽했을 것 같습니다.   

살찐 병아리 2탄은 그런 사랑에 대해 제 경험과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픽션(fiction)을 조금 더해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친구들과 수다 떨 듯이 편한 마음으로 재밌게 봐주셨음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전체 구성

1장 사랑일지도 아닐지도 모를 이야기들

1) 수줍던 첫사랑 - H

2) 나를 더 많이 사랑해줬던 - S

3) 알고 보니 두 얼굴의 사나이 - L     

4) 뻥쟁이 양치기 소년 - P

5) 성격 파탄자 - K

6) 지금도 속을 모르는 - C     

7) 태어날 때부터 어장관리 강태공 - E

8) 돈을 사랑한 - M 


2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있다. or 없다.

1) 나쁜 사랑, 착한 사랑 구별법

2) 연애에 정답이 있을까



1장 사랑일지도 아닐지도 모를 이야기들

첫 번째 연애 이야기 - 수줍던 첫사랑 H

H를 처음 만난 건 고등학교 1학년, 같은 반 친구들과 남고 아이들 단체 미팅 자리였습니다.

그 당시 가장 핫했던 그룹 ‘H.O.T’의 강타를 닮은 아이가 눈에 딱 들어오더군요.

사람 보는 눈이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그 아이가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내 단짝 친구마저 강타를 닮은 그 아이를 찜했지요.

그럼 강타를 닮은 그 아이 H는 누구를 찜하였냐고요?


음... 이건 정말 제 자랑이 아니지만 말이죠. 웬일로 그 아이가 저를 찜한 게 아니겠어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정말 제 자랑은 아니라고요. ^^     

어쨌거나 미팅 이후로 H와 저는 일주일에 한번 이상 연락을 하고 지냈고 부모님의 레이더망을 피해 가끔씩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미팅을 같이 나갔던 제 단짝 친구가 “너 H랑 사겨?”라고 묻더군요.

“아니~ 아직 사귀는 거 아닌데.. 누가 그래?”

“이미 소문 다 났어. 그때 나왔던 남자애들이 너네 사귄다고 다 알고 있던데?”     


이후에 H와 통화를 하다 이 얘기가 우연히 나왔죠.

“아 맞다. 너랑 나랑 사귄다고 소문났대. 너도 알고 있었어?”

“아... 나도 들었어 그 소문..”

“진짜? 당사자들도 모르는 소문을 누가 낸 거래? 너 아는 사람이야?”

“사실.... 그 소문.. 내가 냈어”

“뭐? 네가 냈다고? 왜??”

“네가 좋아서.. 너랑 사귀고 싶어서.. 있잖아.. 우리.. 사귈래?”     


귀여운 프러포즈에 피식 웃음이 나더군요.

성격이 소심한 아이라서 저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용기를 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H의 앙큼한 그 소문 덕분에 사귀게 되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열일곱 나이에 맞게 순수하게 만났던 것 같네요.


손 한번 잡기가 왜 그렇게 어렵던지.. 소심 왕자 H가 쭈빗쭈빗 제 손을 잡고 우리 집 앞에  바래다준 날이었습니다.

일부러 천천히 걸으며 빙빙 집 동네를 돌고 또 돌고.. 그러다 나 간다라며 아쉬운 듯 돌아서는 H를 다시 불러서 “이번엔 내가 너  바래다줄게. 자 다시 손 줘~”

우린 다시 손을 잡고 H의 집까지 왔던 길을 다시 갔지요.

거기 가서도 빙빙 돌며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H

이 소심 왕자를 어찌하겠습니까. 제가 대범해져야지요.

할 말이 있다며 귀 가까이 대보라고.. 그러고는 H의 얼굴을 잡고 볼에 입맞춤을 했습니다.

“내가 너  바래다준 대가야~ 불만 없지?” 씨익 웃는 H

이번엔 H가 저희 집까지 또  바래다준다네요.

결국 그날 우리 집까지 다시 바래다주고 H 역시  바래다준 대가를 받고서야 헤어졌습니다.     


100일에는 H가 제 사진과 자기 사진을 넣은 액자를 직접 만들어서 선물도 해주고,

같이 미팅을 했던 친구들과 함께 100일 파티도 했지요.     

그렇게 알콩달콩 사귀던 우리가 헤어진 이유는..

바로 제 단짝 친구 때문입니다.     


그때는 제가 많이 어렸기 때문에 친구의 말을 다 믿어버린 것이 실수였지요.

믿었던 단짝 친구는 미팅에서부터 H에게 첫눈에 반했고,

우리가 사귀는 동안에도 계속 H를 좋아했었습니다.

H를 뺏기 위해 H에게 여자가 있다고 거짓말을 한 한때 단짝 친구였던 나쁜 그 녀석

순진하게 그 말을 믿어버린 바보 같은 나

결국 그 거짓말로 인해 아무 죄 없는 H는 이별을 당해야 했고 나는 H를 천하의 못된 바람둥이로 알고 지냈습니다.


나로 인해 힘들어하는 H를 나쁜 그 녀석은 위로를 하는 척 꼬셨고, 둘은 사귀었지만 채 한 달도 못 사귀고 헤어졌습니다.

나중에서야 다른 친구로부터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저는 친구와 처음으로 의절을 했습니다.     


그때는 나름 친구와 사랑을 모두 잃은 바보 같은 내가 너무 밉고 속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만큼 순수하게 사람을 좋아해 본 적도 없는 것 같네요.     


강타를 닮은 소심 왕자 H...

지금은 어디서 뭘 하며 지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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