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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찐 병아리 Sep 20. 2015

살찐 병아리 날다 (1장 1편,시작 글)

날갯짓만으로도 충분해

시작 글(글쓴이의 말) : 처음 글을 쓸 때의 다짐들이 있습니다.

조급해지지 않기

남과 비교해서 자책하지 않기

내가 시작한 이 글에 마침표를 찍는 것에 목표를 두기

부족해도 진솔되고 공감이 가는 글을 쓰기


다시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방송 작가로 일했던 시절 받았던 상처가 아직 아물지도 않았고 너무 오래 쉬었는데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됐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김혜남 선생님 저서 [서른 살이 심리학에 묻다]에 나온 "세상에 옳은 선택은 없다. 그렇다고 틀린 선택도 없다."라는 글을 보고 결심했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다시 시작해보자고.


처음 시작의 다짐들을 잊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려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넓은 이해심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이 지친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부터 글을 시작합니다.


※ 전체 구성

1장 : 병아리 가족들

1) 엄마의 첫사랑

2) 너는 내 운명 내 친구

3) 신화 김동완 그리고 ‘To my family’


2장 : 삐약삐약 병아리 몽상

1) 인연이란 기막힌 사랑의 타이밍!

2) 듣고 싶지 않은 충고들

3) 남녀의 해석 차이

4) 날갯짓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던 그때

5) 만약 당신이라면?

6) 신의 선물

7) 사랑을 내려놓다 - 그 여자 이야기


3장 : 날지 못한다 해도 날개 짓은 멈추면 안돼

1) 다시 살아난 꽃

2) 삼십대 - 스무 살에 머물러 있고픈 몽상 한 조각

3) 인간관계 정리

4) 변화는 필요해

5) 잘 나가다가도 딱 한번 삐끗하면 주저앉게 되는 현실

6) 그래서 살아가야 해




1장 : 병아리 가족들

첫 번째 이야기 - 엄마의 첫사랑

열아홉 아리따운 제주도 섬 소녀가 살았습니다.

소녀는 밝고 정이 많아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어느 날 소녀가 친구를 만나러 간 자리에서 한 소년을 만났습니다.

소년은 소녀에게 첫눈에 반했고 아주 열렬히 좋아했지요.

하지만 소년에게 별 관심이 없는 소녀 때문에 혼자 가슴앓이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소년이 졸업을 앞두고 시험을 봤던 전국 모의고사에서 1등을 하게 되었고, 서울 교육청으로 발령이 납니다.

소년은 소녀에게 자기를 따라 함께 서울로 가자고 합니다.

소녀는 단칼에 거절합니다.

소년은 소녀를 두고 이대로 서울에 가면 다신 소녀를 볼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일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년

결국, 사랑을 위해 미래가 보장된 삶을 포기합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소녀는 소년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고 소년은 급기야 상사병으로 앓아 누웠습니다.


소녀의 이름만 부르며 시름시름 앓는 형을 위해 동생 삼 형제가 나서게 됩니다.
삼 형제는 추운 한겨울에 바다에서 보말을 따서 소녀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셋 다 똑같은 바가지머리를 하고 볼은 사과처럼 빨갛게 달아오르고 한 손엔 꽁꽁 언 손으로 보말을 담은 주전자를 꽉 쥐고 있습니다.
주전자 한가득 보말을 따느라 콧물로 범벅이 된 동생들을 본 소녀는 마음이 짠해집니다.


“제발 한 번만 우리 형을 만나주세요. 제발요”


안쓰러운 마음에 동생들을 따라 소년의 집으로 간 소녀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초가집에서 소년이 곧 죽을 것 같은 얼굴로 누워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때 소년의 모습을 보고 소녀는 ‘이 사람, 내가 데리고 살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더랍니다.


둘은 그날 이후로 사귀게 되었고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결혼을 하게 됩니다.

2남 2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그리고 첫사랑으로 소년과 소녀는 행복하게 살았다지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우리 부모님 첫사랑 얘기랍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어언 15년,

지금도 엄마는 늘 아버지와의 연애시절 얘기를 합니다.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것이 외로움이라고 말씀하시는 엄마...

그래도 절대 재혼은 없다고 우리에게 아버지는 단 한분이라고.. 그게 아버지와의 약속이라고 합니다.

아름답고 순수한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두 분을 생각하니 문득 글귀 하나가 떠오릅니다.

"진정한 사랑에는 이별이 따르지 않는다."

아직도 마음 깊이 사랑하는 두 분.

작은 딸이 자랑스러운 엄마 아빠를 많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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