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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이 May 27. 2016

휴지조각으로 남은 첫사랑

어쩌죠. 영원히 버리지 못하겠네요, 이 마음.


다 정리해버리고 싶었다.

주고받은 모든 것.

뒤적이다 발견한 휴지몇 장.


나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사라질까

그는 급하게 펜을 꺼내어

종이대신 휴지에 적었다.



고민스런,

보고싶은,

설레는,

그리고 괴로운

그 마음 모두.


휴지한 켠 박혀있는

내 이름

그 때의 내가 떠올라

잠시 멍해진다.



아직도 길을 걷다

비슷한 향기가 나면

정신이 아득할 만큼

그리운 것.



손을 잡지 못해

어색하게 팔짱을 끼고

내내 걷던

그 길을 기억하는 것.



함께듣던 노래

그 멜로디 들려올 때

익숙한듯 또

무심히 흥얼거리는 것.



어쩌죠.

영원히

버리지 못하겠네요.

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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