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20
발리의 시골, 칸디다사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낸 우리는 다음 여행지인 판다와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곳도 숙소만 보고 결정한 곳이었는데 사실 지역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포장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언덕을 올라 숙소에 도착하자 전통 의상을 입은 매니저 분이 아주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유창한 영어와 프로다운 면모를 탑재한 매니저의 안내를 받아 방에 도착하니 우리가 예약한 방보다 훨씬 넓은 객실이다. 이번에 예약한 숙소는 방 하나에 수영장이 딸린 풀빌라였는데 안내받은 곳은 방 두 개에 거실과 수영장이 있는 객실이었다. 잘못 안내된 것 같아 문의하자 업그레이드된 것이라며 답해준다.
러키!
그랩을 불러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마트에 들러 빈땅과 과자를 산 뒤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업그레이드된 풀빌라를 즐기기 위해 신나게 물에 뛰어들었건만 얼마 있지도 못하고 바로 나와야 했다. 산 중턱에 위치한 이곳은 지대가 높아서인지 선선한 바람이 불어 한 낮이어도 물에 들어가 있으면 금세 추워졌다. 칸디다사에서도 추워서 수영장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는데 풀빌라에서 마저도 똑같다니.
7월의 발리는 어째 한국보다 더 시원한 것 같다.
어디가 동남아인 건지 원.
풀빌라에서 풀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풍경만 바라보고 있을 때, 옆 빌라에서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왁자지껄한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직원들 말고 아무도 보이지 않아 우리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사람이 있긴 있구나. 이에 질세라 우리도 음악 볼륨을 잔뜩 키우고 모종의 신경전을 펼치며 조용하고 시끄러운 오후의 시간을 보냈다.
숙소를 정할 때는 꼭 주변을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