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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iBlack Dec 07. 2023

칸디다사의 바다

2023.7.19

칸디다사의 바다는 동쪽에 위치해서 그런지 바람이 아주 매섭게 분다.


수영장을 즐기려고 해도 매서운 바람에 금방 추워지기 일쑤고 방과 연결된 작은 정원의 정자에서 책을 읽으려면 타월을 둘둘 말고서야 겨우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을 수 있었다. 그렇게 휘몰아치는 바람을 맞아가며 책을 읽고 있을 때 바로 앞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외국인이 보였다. 스노클링을 마치고 우리 앞을 지나가는 그에게 어떠했는지 묻자 오전보다 오후에 할 것을 권했다.


호텔에서 스노클링 장비를 빌리며 좋은 스팟을 물으니 호텔 바로 앞 아무 데나 들어가면 된다고 하신다. 직원과 외국인의 조언데로 우리는 오후에 숙소 바로 앞바다로 내려갔다. 신발은 준비를 못했던 터라 작은 돌이 그득한 모래사장을 어기적 걸으며 바다에 입수한 우리는 바닷물을 몇 번 들이키고서야 제대로 된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었다.


몇 가지 물고기만 보게 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얕은 바닷속은 신기한 물고기와 산호가 가득했다. 멀리서 까맣게 보이던 것이 돌바닥이 아니라 산호였던 모양이었다. 뾰족뾰족 튀어나온 산호를 피해 조심스레 헤엄치며 하늘하늘 흔들리는 해양 식물과 여러 빛깔을 뽐내며 헤엄치는 물고기를 한참이나 보고 있으니 다시 입안으로 바닷물이 그득 찬다. 켁켁거리며 수면 위로 올라 장비를 재 점검하고 다시 입수하기를 여러 번, 점점 물살이 거세지는 느낌에 스노클링을 마무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빌린 장비라 그런지 여러 번 바닷물을 마셨지만 투어 못지않은 스노클링이었다.


바닷속이 더 아름다운 칸디다사의 바다


저녁은 호텔에서 해결하고 방에 딸린 테라스에서 쉬고 있는데 스노클링 하던 앞바다에서 플래시 불빛이 몇 개가 보인다. 깜깜한 밤에 무얼 하는 것일까 J와 이것저것 추측을 해보고 있을 때 바다에서 올라온 한 무리가 우리 방 근처를 지나갔다. 10대로 보이는 대여섯 소년들에게 무엇을 했냐고 물어보자 ‘피시!’라고 답을 해준 그들은 곧 호텔 로비 뒤쪽으로 사라졌다.


여행자에게는 휴식과 관광을, 주민들에게는 저녁거리를 제공해 주는 바다를 보며 고요한 칸디다사의 마지막 밤을 보내었다.


칸디다사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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