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iBlack Dec 07. 2023

오토바이 여행 3 (ft. 울루와투 비치)

2023.7.21

이번 숙소는 절대 도보로는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곳이라 호텔에서 오토바이를 렌트했다.

렌트한 오토바이는 칸디다사에서 빌린 것과 동일한 혼다 스쿠피였는데 어째 렌트할 때마다 오토바이 상태가 점점 더 안 좋다.


길거리에서 파는 휘발유를 한 통 부어주고 오늘의 목적지 울루와투로 향했다.

이제 전혀 어색함이 없는 오토바이 운전. 뒤에 탄 J도 어느새 한 손을 놓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발리 사람 다 됐어. 우리.


30분 정도를 달리니 서핑 샵과 괜찮은 카페들이 들어선 거리가 나타났다.

여기 완전 우리 스타일인데. 우리 왜 판다와에 숙소를 잡은 거지?


대책 없는 우리의 여행 스타일에 어이없어하며 도착한 곳은 울루와투 비치.

발리에 오기 전 EBS에서 본 곳으로 상급 서퍼들에게 유명한 곳이었다. 울루와투 일대는 모두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해변으로 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야만 했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기념품 샵과 식당들로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었는데 이곳저곳 모두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어 잘못 들어서면 돌아가기 일쑤였다. 사람들과 이정표를 따라 두어 번 잘못 오르락내리락 한 끝에 EBS에서 보았던 카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카페는 나무 기둥과 콘크리트 난간이 둘러진 낡은 곳이었지만 바다를 제일 가깝게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난간 앞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오늘도 어김없이 코코넛을 주문한 뒤, 길게 부서지는 파도 위를 자유롭게 노니는 서퍼들을 구경했다.


상급자 스팟이라 그런지 파도를 타는 서퍼들은 모두 수준급이었다. 이곳은 먼바다까지 나가야만 서핑을 즐길 수 있었는데 돌아올 때는 보드에 배를 깔고 누워 해변까지 이어지는 파도를 이용해 돌아왔다. 그 모습이 마치 썰매를 타는 것 같아 아주 재미있어 보였다.


Delpi Cafe


울루와투 비치는 높은 절벽 사이 협곡에 위치한 곳으로 물때를 잘 맞춰가면 술루반 비치까지 가 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우리는 오전에 도착한 탓에 협곡 밖에까지는 가 볼 수 없었다. 높은 협곡 사이 한줄기 빛이 비치며 하늘색 바닷물이 굽이치는 신비로운 광경을 눈에 담고 우리는 근처 다른 비치로 이동했다.


울루와투 비치


이번에 도착한 곳은 토마스 비치였는데 유명한 빠당 빠당 비치 바로 옆에 위치한 곳으로 빠당 빠당 보다 이곳을 추천한다는 구글 리뷰만 믿고 선택한 곳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입구까지 진입하기도 힘들었고 비치까지 내려가는 계단은 위험할 정도로 가팔랐다. 그리고 힘들게 내려간 곳은 이미 서양인들로 가득 차, 비치 의자 하나 빌릴 수 없었다. 그늘 한점 없는 해변에 기겁하며 우리는 곧바로 암벽등반을 방불케 하는 계단을 기어올라 숙소로 복귀했다.

그곳에 더 있었으면 아마도 J가 일사병으로 쓰러지고도 남았으리라.


토마스 비치


J가 호주로 돌아가고 난 며칠 뒤, 빠당 빠당 비치에 가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빠당 빠당 비치가 더 좋았다.

역시, 유명한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야…




이전 12화 한국보다 시원한 발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