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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레코드에서 만난 퍼스트러브

by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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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Love(2023), 출처: Netflix


"You will always gonna be my love ~"

후렴 멜로디만 들어도 아련한 삿포로의 전경이 떠올려지는 노래가 있다. 넷플릭스의 '퍼스트러브(2023)' 영화 주제곡이기도 한 노래, 우카다 히카루의 '퍼스트러브'다. 1999년에 나온 이 노래는 그때 당시에도 인기가 많았다고 하지만, 요즘에도 넷플릭스 덕분인지 다시 즐겨 듣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나는 작년에 이 곡이 담긴 LP를 타워레코드에서 구매했었는데, 그때의 날을 잠깐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타워레코드는 시부야에 있는 큰 음반 가게다. 정확히 말하면 큰 빌딩이다. 나도 몰랐지만, 원래는 1960년부터 2006년까지 타워 레코드는 미국에서 소매점들을 운영하다가 파산과 청산을 신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일본에는 큰 지점이 몇 개 남아있다. 일본에서 살다 보면 간혹 동네마다 LP 가게들이 몇 군데씩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음반 시장이 세계에서 2위라는데, 인구수에 비해 얼마나 높은 순위인지 예측해 볼 수 있다.


지난여름에 시부야 역에서부터 내려서 경사진 길을 올라 타워레코드 빌딩 앞에 도착했었다. 빌딩의 문을 열자마자 노래가 크게 들리는 것이 특징이다. 나는 그날, LP를 하나 사볼까 고민하던 중이어서 3층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기왕 사는 거, 특별한 노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3층의 여러 코너를 돌고 돌아, 처음 눈에 띄었던 '추천 LP 영역' 앞에 다시 가봤다. 거기에 꽂혀있는 우카다 히카루의 얼굴이 나를 왠지 뚫어지게 보는 것 같았다. 아직 모르는 노래가 더 많은 LP였지만, '퍼스트러브(2023)' 드라마도 재미있게 봤고 주제곡도 몇 번 들은 적은 있었기 때문에 호기심에, 결국 구매해 보기로 하고 LP를 들었다.


그때 당시 혼자 쇼핑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에어팟으로 노래를 듣고 있었다. 그러다 계산대 앞에 가서는 점원과 대화하기 위해 에어팟을 뺐는데, 갑자기 3층 전역에 퍼스트러브의 전주가 들리기 시작했다. 순간 그 우연에 놀랐다. 옆에 지인이 있었다면, 서로 보면서 웃었을 것 같은데 아쉽게 그러지는 못했다.


이 노래는 서정적인 느낌이 강해서 시끌벅적한 도쿄의 중심가와는 솔직히 잘 안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눈이 소복이 쌓이고 천천히 내리는 삿포로의 비에이가 가깝지 않을까. 그래서 드라마의 촬영지를 거기로 잡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 삿포로에 가서 이 노래를 직접 들은 적은 없지만, 미래에 삿포로에 간다면 꼭 들어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지금도 이 LP는 내 책상 위 한편에 세워져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U7rb3OXo3c&list=RD7U7rb3OXo3c&start_radi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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