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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i Sarang Feb 08. 2020

주변을 둘러보니 죽음은 참 가까이 있었다.

삶이 당연하지는 않다는 걸 알면서도 늘 잊어버리는 중이다

아직 살날이 더 많은 내게 죽음은 먼 훗날의 이야기같기만 하다. 당장 친할머니조차 93세의 나이에도 지금껏 살아계시니 말이다. 대중교통을 타고 거리를 거닐어도 정정한 노인분들을 많이 본다. 나의 미래도 자연스레 그렇게 되리라 당연하게 믿는다. 의외로 죽음은 나에게 가까이 있었다. 주변인의 죽음을 듣는 매순간 나는 삶의 유한함을 되새긴다. 며칠만 지나면 금새 까먹고 말지만.




몇 년전에 어릴적에 친했던 동생이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취업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이 심했고 홀로 집을 나가서 산지 얼마지나지 않아 투신을 했다고 들었다. 한창 나이인 20대에 무엇이든 하면 할수 있기도 했지만 우울증이란 녀석은 젊음조차도 이기지 못했던 것이다. 소식을 듣고 이틀정도는 너무 슬퍼서 혼자 카페에서 아무것도 못한채로 넋을 놓기도 했다.


또 주변의 여자 지인 2명도 자살을 했다. 한명은 가족과 싸우다가 홧김에 투신자살, 그리고 또 한명은 우울증으로 인한 자해... 하지만 나는 자살이 꼭 그들에겐 비극이 아닐수도 있겠다 싶다. 어떤방식으로든 그들이 원했던 죽음을 이룬것이다. 


하지만 자살 아닌 사고사도 많다. 이모는 10년전에 초등학생 자식과 남편을 두고 원인모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엊그제 내 친한 친구가 사고를 당해 중환자실에 있다. 이쯤되면 내가 할머니처럼 90세가 넘게 살것이라 당연히 여기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삶과 죽음이 이토록 가까이 붙어있는데 말이다. 




학업, 취업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 홧김에 남들과의 다툼, 음주 후 위험했던 순간들... 모두가 나에게도 있었고 내게도 죽음이 가까이 왔을 수도 있다. 매 순간 그저 지나쳐 왔을 뿐이다. 내가 이겨낸 것이 아니라. 

나는 지금 현재 살아있고, 그래서 기쁘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싶진 않다. 그저 살아있는 동안 행복하고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을 뿐이다. 글을 쓰고싶으면 글을 쓰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싶으면 만나는 그런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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