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
예수께서 마리아와 마르다의 끊임없이 나사로의 죽음에 대하여 한탄하였기에 심령에 비통함을 느끼고, 불쌍히 여기시어 기적을 행하시다. ‘나사로야 나오라 부르시니 죽은 자가 수족을 베로 동인 채로 나오는데 그 얼굴은 수건에 쌓였더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풀어놓아 다니게 하라 하시니라.’ (요11;33-34)
고흐가 1889년 종이에 유화로 그린 '나사로의 부활'은 생 레미 요양병원에서 요양 중에 그린 그림이다.
동생 테오가 파리에서 미술상으로 일하면서 구한 렘브란트 1632년작 에칭 (Etching)<나사로의 부활> 프린트를 형에게 보내 주었고 그것을 본 고흐가 보고 감동을 받아 그린 그림이다.
램브란트의 작품에서 감동과 영감을 받은 고흐는 자신만의 해석으로 나사로의 부활을 그렸다. 그의 그림을 통해 정신질환으로 고독과 절망,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이를 초월하여 구원을 갈구하는 그의 열망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고흐의 '나사로의 부활'은 작품 속에 손을 들고 있는 그리스도를 그리는 대신 태양을 상징적 주님으로 그려 넣고 마리아와 마르다 두 자매를 집중적으로 그리고 있다.
고흐는 인간의 고통이란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 무덤 속에 있는 나사로를 그와 동일시한 것 같다.
붉은 머리의 고흐는 나사로를 그리면서 자기처럼 붉은 수염이 있는 얼굴로 그리고 있다. 무덤 옆에 있는 자매를 고흐가 아를에서 친분이 있는 녹색 옷을 입은 롤렘 (Mrs. Roulin) 부인과 화려한 줄무늬가 새겨진 검은 옷을 입은 지누(Mrs. Ginour) 부인이 그림에 등장하고 있다.
또한 화면을 지배하는 밝은 태양은 부활의 영광을 승화시킨다. 부활한 나사로의 창백한 모습이 고흐 그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고흐가 처한 현실과 그 현실을 초월한 구원을 향한 절실함을 짐작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