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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홍윤 Mar 26. 2022

예수 그리스도의 책형

마티아스 그뤼네발트( Matthias Grünewald) 

이 작품은 독일 일자스 지방의 이젠하임에 있는 성 안토니우스 교단의 수도원 교회당을 위해 그뤼네발트가 1510년에서 1515년 사이에 그린 제단화의 한 장면이다. 일명 <이젠하임의 제단화>라고 부르며 지금은 콜마르 운터린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작품은 여닫을 수 있는 두 세트의 문을 가진 목조의 성감으로 제작되어있으며 세 개의 무대 아홉 점의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제단화는 제단화에 달린 문들이 닫혀있을 때와 열려있을 때 다른 그림이 나타나는데 문들이 모두 열려 있을 때는 '성 안토니오의 생애'를 보여주고 한번 닫혀 있을 때는 '예수의 탄생과 생애'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모두 닫혀 있을 때는 '죽음을 통한 구원'을 나타내는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 그림 속 '죽음을 통한 구원'을 나타내는 그림 중 중앙에 있는 그림을  <예수 그리스도의 책형>이라고 부른다.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하여 돕지 아니하옵시며

내 신음하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


시편 22장에서 예언한 이 내용은 십자가형의 장면을 묘사한 내용이다. 


예수님께서는 시편의 예언대로 손과 발에 못 박힌 채 십자가에 매달려 당하는 사지 뒤틀림과 목마름, 옆구리의 찔림, 하나님을 향한 최후의 간절하고 처절한 기도와 혼절 등 온갖 고통과 수모를 당하시고 돌아가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책형을 주제로 다룬 회화 작품들은 많이 있으나, 여기에 소개하는 그뤼네발트(Matthias Grünewald, 1470~1528)의 <예수 그리스도의 책형>이야말로 여태까지 그려진 것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생명력이 풍부한 작품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화면을 바라보면 화면의 중심을 이루는 십자가 위 예수님은 한마디로 처절하다 못해 비참해 보이는 육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절규하는 입표정, 찔림으로 뒤틀리고 꼬인 손과 다리 그리고 수없이 많은 상처의 흔적과 흘러내리는 여러 핏줄기 등 인간 고통 차원을 초월한 대속의 구주로 승화시킨 장엄한 스케일의 세계를 전개하고 있다. 


또한 십자가 양옆에 있는 인물상들은 두 가지 성격을 나타내는 내용을 전해주고 있다. 

한쪽에 있는 성모 마리아와 요한,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 이 세명의 역사의 증인들은 인간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애통하며 비통에 잠겨있는 반면에, 오른쪽에 있는 세례 요한은 구세주로서의 주를 침착하게 역설하면서 가리키고 있다.


(좌)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제자 요한,   (우) 막달라 마리아 

 

세례 요한

그리고 그 아래쪽에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요한 1:29)을 상징하는 십자가를 가진 어린양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에 나타난 골고다의 하늘은 암청 색조로 처리하여 성경 말씀대로 어두움이 온 하늘을 덮고 있다.  어두움 속에서 신비로울 만치 계시의 힘을 지닌 밝은 빛이 등장한 인물들과 근경에 한껏 비추어 주고 있어 현실과 영원, 공간과 시간을 함축시켜 숭고한 정신을 가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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