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베르트 반 아이크 & 얀 반 아이크
겐트(Ghent)시의 성 바보 성당에 있는 유명한 <신비한 어린양>은 웅건함과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완전한 보전, 그리고 비상한 회화 기술로 인해서 15세기 고딕의 사실주의 회화를 대표한다.
이 그림은 겐트의 제단화의 본체 하단에 그려진 것으로서, 제작연대는 1425년에서 1432년 사이로 알려지고 있으며 작가는 네덜란드의 후베르트 반 아이크(Hubert van Eyck, 1386~1428)와 얀 반 아이크(Jan van Eyck, 1390~1441)의 반 아이크 형제이다.
작품의 주제는 역대 화가들이 시도하지 않은 요한계시록 22장에 의한 구세주를 예찬 한 내용이다.
화면은 천국의 넓은 들판 중앙에 자리 잡은 대리석의 제단이 놓여 있고 그 위에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어린양을 단에 세워두고 희생의 피가 담긴 성배, 성령의 비둘기, 상단 화면의 하나님과의 삼위일체를 그리고 있다. 제단 밑에는 생명의 샘이 수정처럼 물을 분출시키고 있다.
또한 제단의 주위를 원형으로 둘러 경배하는 열넷의 천사들과 때를 같이하여 사방에서 예언자, 열두 사도, 성인과 순교자들이 예배하고 있다. 그리고 멀리서부터 정장 차림의 재판관이나 그리스도의 기사, 그리고 순례자나 현자들이 줄지어서 어린양의 제단을 향하여 모여들고 있다. 따라서 멀리 보이는 건물들은 천국의 예루살렘을 상징하는 듯하다.
사물의 본질에 육박한 실물의 정교한 묘사뿐만 아니라 깊고 투명한 색감과 합리적인 원근법 그리고 빛의 효과를 반영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지점은 유화 기법의 우월성이다. 에나멜의 광채를 보유하면서도 유채와 함께 색채는 모든 물질에 상응하여 하늘은 투명하게 나무와 꽃은 선명하게, 넘실거리는 의상은 우아하게, 그리고 금은 세공은 반짝이게 그려내어 나무도, 금속도, 살결도 각기의 특색에 따라 변화 있게 표현해내고 있다.
이 시대 등장한 반 아이크 형제의 새로운 유화 기법은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에 이르기까지 발전하면서 네덜란드의 플랑드르 화파는 뛰어난 미술 기법으로 위세를 떨칠 수가 있었다.
반 아이크 형제의 작품세계는 보다 세밀 정묘 하고 순박한 진실의 시정을 끄집어내었으며 그러한 시정 속에서 친숙한 인간들의 감동 어린 표현과 경건한 신앙심이 융합되고 있다. 이 놀라운 걸작을 대할 때면 엄숙한 경건과 동시에 포근한 행복감에 젖는 상반된 감정의 동시 경험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