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
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 1266-1337)는 14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회와의 선구자의 한 사람이다. 그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스승 치마부에의 기념비적 예술 감각을 이어받아 중세의 비잔틴 회화양식을 탈피한 새로운 차원에서 자연과 인간 본연의 참모습을 조명하는 혁신적인 회화양식을 확립시켜 르네상스의 새로운 회화기반을 구축하였다.
조토 디 본도네가 회화 양식을 확립한 이후, 처음 맺은 결실은 14세기 초 파도바의 산타 마리아 델 아레나 교회에 그린 벽화이다. 여기서 그는 조각, 건축의 장식적 요소에 불과했던 회화를 독립시키려는 노력을 하였다. 그것은 첫째로 벽의 평면으로부터 인물상을 해방시킨 조각적인 소묘이다. 이는 조토 디 본도네의 예술의 기본적인 특징으로 화면의 평면성을 파괴하여 대상의 형상(刑象)이 공간에서의 입체적인 성격을 띠게 한 것이다. 둘째로 묘사된 대상을 무리 없이 통일시킨 구성이며, 셋째로 내용의 설화표현(說話表現)에 있어서도 고도의 극적인 무대를 연상케 하는 강렬한 설득력과 현실성을 중요시한 점이다.
이러므로 벽화 작품에 등장한 성서 속의 인물들은 생동적인 생명을, 인체는 운동의 자유를 되찾게 되고, 마음의 움직임도 손발의 동작을 통해 그 표정을 되찾게 된 것이다. 여기서부터 ‘그리스도교 회화’는 처음으로 그 장식적이고 설화적인 도상의, 상징적 표현의 제약을 벗어나, 민감한 감정에 흥분을 주고, 또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인간성을 여실히 눈앞에 보여주게 되었다. 또 작품마다 드러나 내용의 명성함과 섬세함, 그리고 우아하고 비상한 격조가 깃든 묘사에 따라서 느낌을 달리하는 소박한 프레스코 색채에 의해 한층 더 돋보이고 있다. 이는 마치 성서를 읽고 감동을 받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피에타>는 산타 마리아 델 아레나 교회의 측면에 그려진 연작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중 한 작품이다. 내용의 주제는 성모가 십자가에서 내려놓은 예수 그리스도의 시체를 안고 슬픔에 장면이 중심을 이룬다. (마 27, 막15, 눅23, 요19)
이 비극적인 분위기는 화면에서 우선 구성의 형식적 리듬과 참여자의 몸짓,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생생한 감동을 일으킨다. 간소한 드라마의 무대처럼 대단히 낮은 아래쪽에 중심을 두고, 예수의 시체를 둘러싼 참여자들과 하늘의 천사들 모두가 예수와 성모의 얼굴을 향하여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참여한 사람들과 천사들 모두가 슬픔에 잠긴 비통한 장면을 이룬다.
한편 한 그루의 나목(裸木)에서도 구세주가 죽음에서 부활할 것을 상징하는 의미를 주고 있는데, 바로 단테가 신곡의 한 구절에서 읊었듯이-, 아담과 하와의 죄에 의하여 시들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적인 죽음에 의해서 다시 부활한다는 ‘지혜의 나무’를 암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