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이야기
러버가 어느 정도 다 마른 것 같으면, 다시 한번 덧칠로 풀을 발라주고는 붙여야 할 라켓 앞면에도 풀을 발라준다. 뒷면 러버 역시 2번 풀칠하고 말려야 하니 이때 뒷면 러버의 첫 풀칠도 해준다. 라켓에 풀칠을 해주려고 글루는 떨어뜨리고는 스펀지로 바르는데 라켓은 나무 재질이라 그런지 풀이 생각보다 빨리 굳었다. 꼼꼼하게 바르지 못한 부분을 발라주려고 하자 스펀지에 마른 풀들과 마찰이 일어나며 벗겨지기 시작했다. 아뿔싸,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첫 에러가 난다. 글루가 잘 발리고 안 발리고 차이는 모르지만 찜찜한 느낌으로 붙일 수는 없기에, 완벽하게 바르고 싶다는 쓸데없는 욕심이 앞서선지 라켓은 다시 하기로 했다. 라켓에 붙은 풀을 드라이기로 말린 후 손으로 밀어 벗겨낸다. 총 2번의 실패를 하고서야 글루를 조금 더 많이 떨어뜨린 후 빠르게 빈틈없이 발랐다. 이제야 좀 제대로 발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안심한다.
러버와 라켓이 마르면 전면부 부착에 들어간다. 라켓 손잡이의 상단에 러버 끝부분을 수평으로 맞춘 후 러버를 가볍게 내려준다. 붙이면서 힘을 줘버리면 러버가 밀리면서 붙을 수도 있다. 그래도 처음치고는 중간에 뜬 부분 없이 잘 붙였다. 날이 선 칼을 가지고 라켓 끝에 맞춰 자르려는데 제대로 잘리지 않는 것 같아, 하는 수없이 가위로 바꾸었다. 최대한 보기 좋게 라켓 끝선에 맞추어 잘랐다. 오돌토돌한 부분이 눈에 띄지만 크게 이상이 없을 것 같다. 포핸드는 이것으로 끝을 낸다.
백핸드에 쓸 빨간 러버를 한 번 더 덧칠해 주고 라켓의 뒷면 역시 글루를 발라준다. 두 번이나 실패에서 노하우를 조금 얻었는지 전보다는 수월하게 라켓에 풀을 발랐다. 뒷면 러버를 붙이는데 손가락을 러버에 대면서 붙였더니 손가락 자국이 그대로 남아버렸다. 일단 붙였으니 먼저 사이드를 잘라내고 빛에 비추어 유심하게 본다. 둥글게 둥글게 넘기는 스타일이지만 이건 아닌 듯해 러버를 조심스레 떼어내고 다시 도전한다. 한 번에 성공하면 제일 좋겠지만 실패해 러버를 떼어내야 하면 일이 커진다. 러버와 라켓에 붙은 풀을 깨끗하게 제거해야 하는데, 러버에 붙은 풀을 손으로 억지로 떼어내니 스펀지가 함께 떨어졌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러버 풀을 제거할 때는 그 위로 풀을 몇 겹 더 바른 후 떼내면 스펀지가 상하지 않는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러버 2번, 라켓 1번 풀을 발라야 하니 1시간의 시간이 더 소요되었다. 붙이는 과정에서 재미는 있지만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정신건강에 평화롭다. 다시 잘 말려준 후 심기일전하여 러버를 라켓에 잘 맞추어 살포시 내려놓고는 와인병을 밀대 삼아 가볍게 밀어주었다. 다행히 전에 남았던 자국 없이 깔끔하게 붙었다. 이로써 뒷면 역시 마무리. 탁구공으로 양면을 마사지하듯 부드럽게 밀어주었다. 함께 산 니타쿠 사이드 테이프를 붙여주면서 러버 붙이기를 끝냈다. 2시간 반 동안 낑낑대서 그런지 목이 아파온다. 역시 고생은 사서 하는 편인지 다음에는 이보다 훨씬 잘할 수 있을 경험을 얻었다.
새 러버를 붙이고 레슨을 받으며 코치님께 러버 교체를 사실을 알렸다. 헌데 붙이고 나니 코치님이 추천해 준 러버는 일반 버전이 아닌, 단단한 하드 버전이란다. 여기서 잠깐, 모든 탁구 러버에는 경도가 있다. 경도라고 함은 러버가 무른지 단단한지를 보여주는 단위라고 할 수 있는데 mxk의 경우 일반 버전의 경도는 47도이고, 하드 버전은 52도이다. 포핸드에는 고경도, 백핸드에는 저경도를 쓰는 게 일반적이라고 하는데, 그것의 다름을 전혀 알 수가 없어 혼란스럽다. 사실 나 같은 초보의 경우 앞뒤 같은 러버를 써도 상관없고, 그렇게 많은 차이가 있지 않을 거라 말한다. 일반 버전을 써본 후 다음엔 하드 버전을 써 두 러버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겠다. 앞으로 탁구를 계속 치면 적어도 4개월 길면 6개월에 한 번씩 러버를 바꿔줄 것 같으니 말이다. 이렇게 새 러버를 바꾸고 탁구를 치니까 확실히 전과 확연히 느낌이 달랐다. 러버마다 감각이 상이하기에 적응해야 하는 시간도 필요할 터. 새 러버가 그런지 전보다 회전이 잘 걸리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mxk 러버를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