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이상수(한국)
1990년생
세계 랭킹 23위
전형 : 오른손 셰이크핸드 올라운더
21년 도하아시안게임 단식, 단체전 금메달
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24년 부산세계선수권 단체전 동메달
23년 더반세계선수권 복식 동메달
이전 이야기
실력의 정체라 해야 하기에는 너무나 이른 시기에 찾아온 탁태기. 발도 제대로 들이지 않은 느낌인데도 뭔가에 막혀 탁구를 헤매는 느낌을 받긴 했었다.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나를 따라다닌다. 처음 탈출구가 되었던 건 새 라켓으로 장비를 바꾸는 것이었다. 돌아보니 장비를 바꿨다고 해서 바뀐 건 크게 없다. 장비를 바꿔도 내 실력은 거기서 거기이니까. 굳이 장비 핑계를 대면서 미천한 실력과 마주함을 피하는 것인데 이 잠깐의 외출에도 마음은 조금 편안해지게 된다. 그러면서 그저 마음을 한 번 더 다지고, 빨리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내려놓게 된 계기가 되었다. 지름길을 찾으려 애쓰지 말고, 묵묵히 매일 연습하면 실력이 좋아질 것은 뻔한데, 왜 그 뻔한 길을 가는 건 이리도 어려울까. 너무 바른길로 가면 지루해지고 재미가 없으니까, 쉬어가는 타이밍으로 러버 교체를 한 번 해본다.
기존에 쓰던 러버는 앞면 파스탁 g1, 뒷면 엑시옴 오메가 4. 성능이 떨어진 것 같진 않으나 4개월 정도 러버를 썼으니 기분 전환도 할 겸 새 러버로 교체한다. 회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러버가 닳거나, 표면에 벌집이 뚜렷하게 보일 정도면 어느 정도 수명을 다했다 판단하는데 러버의 수명에 대해 찾아보니 손톱을 이용해 일정한 힘으로 밀어줄 때 쉽게 밀린다면 수명이 많이 남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기존 러버는 50% 정도 남지 않았을까 하는 정도의 밀림을 보여주었고, 교체한 새 러버는 억지로 밀지 않는 이상 미끄러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 표면의 마찰력이 탁구공에 회전을 주는 것을 용이하게 만든다. 일정하게 들어가던 드라이브에서 미스가 나온다면 러버 상태를 확인하면 될 듯하다.
이번에 바꾸게 될 러버는 레슨에서 코치님이 추천한 티바사의 mxk 일반 버전. 탁구장 리그전에서 회원들이 쓰는 러버를 유심히 볼 때가 있었는데 오픈 5부 회원도 동일 러버를 쓰고 있음을 확인했다. 티바의 본사는 독일이지만 mxk 러버는 특히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러버로 알고 있다. 탁구 러버의 경우 용품사마다 종류가 수십 가지이고, 한 장에 2만 원대부터 비싼 건 10만 원을 호가할 만큼 천차만별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비싼 러버가 가격 값을 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자기 실력에 맞는, 스타일에 맞는 러버를 쓰고 싶다. 실력이 따라주지 않는데 비싼 러버를 쓴다고 해서 안 들어가던 공이 들어가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용품사 스폰 선수인 관장님을 통해 온라인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러버 2장을 구매했다.
장지커 라켓에 붙은 앞뒤 러버를 과감히 떼어준다. 포핸드 러버를 보니 서브를 넣을 때 마찰이 닿았던 사이드 부분과 가운데 부분이 가장 많이 닳았다. 러버를 떼어내면 라켓에 남아있는 풀을 손으로 밀면서 제거해 주고 깨끗한지 체크한다. 새 러버를 개봉한 후 2장을 가지런히 펼친다. 직접 붙이는 것은 처음이기에 라켓을 바꿀 때 용품사 직원분이 한 순서를 기억하고, 유튜브로 여러 영상을 참고했다. 글루라고 불리는 전용 풀은 라켓과 고무 사이를 접착시켜 주는 접착제인데, 이 풀을 일정한 두께로 빠짐없이 잘 발라주는 게 포인트가 아닐까 싶었다. 현역 선수들이 러버에 2번, 라켓에 1번 풀을 바른다고 하여, 나 역시 같은 순서로 진행하고자 한다. 포핸드로 쓸 검은색 러버에 풀을 도포하고 스펀지를 이용해 꼼꼼하게 빈틈없이 발라준다. 용품사에서는 드라이기를 이용해 글루를 빠르게 말려주던데 처음이다 보니 자연건조로 해보기로 하고 20분을 말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