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일하는데 행복하지 않다는 건 이상하다. 인생에는 행복을 희생하면서까지 성취해야 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
『이제 당신의 손을 놓겠습니다』, 기시미 이치로
E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대화를 하다 지금 하는 일과 삶에 대한 주제로 자연스레 넘어갔다. 하고 있는 일이 어떤 방식이고, 거기서 무엇을 얻는지에 대해. 누구나 겪었던 일의 힘듦에 대해. 존재와 영혼을 갈아서 일을 했던 나와 비슷하게 E 또한 그러한 부침을 겪었다. 오랜 기간 휴식 함으로써 다시 온전하게 복귀할 수 있었다 말한다. 나 역시 퇴사 후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달래는데 꽤나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 퇴사하니 거짓말처럼 얼굴이 좋아졌다. 그야말로 자연미용이다.
몸과 마음의 부침을 겪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신호들을 받았는데, 그 신호들에 몇 번 맞서다 마지막엔 무시하지 않고 그대로 이행했다.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움직였다고나 할까. 성취감으로 무장했던 그 일은 결국 행복을 넘어설 수 없었음을 시인했다. 성취감이 덜하더라도 행복을 느꼈다면 조금 더 오래 일하지 않았을까. 일은 일대로, 행복은 일 밖에서 찾으라는 말도 내겐 통하지 않았다. 그때는 그게 쉽게 분리되지도 않았고. 미련은 남았지만 과감하게 등을 돌리고서야 한숨을 놓았다. 지금은 스스로 쌓을 수 있는 성취와 행복을 찾아 나서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하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낀다. 흔히 나중을 위해 지금을 희생한다 말한다. 희생하면서 이루고 싶은 것은 없고, 오히려 행복과 성취를 위해서 쌓을 수 있는 행위들을 차곡차곡 쌓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