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여름에 격렬한 생활을 마치고 축적해야 할 것은 벌써 충분히 쌓아둔 채 겨울을 맞이하기 전에 잠시 편안한 상태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나무』, 고다 아야
고다 아야의 <나무>는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 주인공 히라야마가 자기 전 읽는 책이다. 머리맡에 두면서 짧더라도 깊게 몰입하는 장면으로 어떤 책인지 궁금했는데 마침 읽어볼 수 있었다. 고령의 저자는 일본 각지의 나무들을 탐방하며 이야기를 풀어준다. 이 책을 통해 나무에 대해 조금 알 수 있었다.
나무는 성장을 위해, 살아남기 위해 제 몸의 형태를 변형하며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 모든 변화에는 제각각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아도 나무를 베어 보면 그 속에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그대로 나타난다고 한다. 처절한 사투는 식물과 동물 모두 예외가 없나 보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것은 고작해야 의복 정도인 것으로 보아 나 또한 살아있는 생명임에도 계절과 때에 대한 인식과 감각은 부족하기 그지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따라 몸의 감각도, 리듬도, 마음도 천차만별일 텐데 그 감각의 변화를 느껴본 적이 전무하다. 그만큼 자연과 동 떨어져 있었다 해석한다. 계절에 맞게 볼 수 있는 것, 느낄 수 있는 것들로 삶을 채워야 함을 뒤늦게 깨닫는다. 내 삶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시야를 넓혀 세상의 풍요로움도 눈으로 담으며 마음으로 느껴야 함을 새긴다. 나무처럼 축척과 성장이 필요한 때, 휴식을 취해야 할 때, 잎을 떨어뜨리고 생존해야 할 때를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뾰족한 수가 없다. 자연으로 들어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