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생각] 63. 작은 행복, 작은 성취

by 분더카머


오늘의 문장

행복은 존재와 관계있는 반면, 성공은 과정과 관계가 있다.

『이제 당신의 손을 놓겠습니다』, 기시미 이치로


D와 대화하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을 나열했다. 계획대로 보낸 하루, 잘 익은 딸기를 베어 물던 순간, 맛있게 내려진 커피 한 모금,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본 여운 등 많은 것이 행복 목록에 올랐다. 내 행복은 큰 것보다 사소한 것들,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라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 순간에도 곳곳에 고개를 내밀고 있는 행복을 놓치며 지나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행복은 닿지 않을 만큼 높은 곳에 있을 거라 생각해 위만 하염없이 보고 있었는데, 시선을 내려 발치를 보니 가까이 행복이 있었다. 멀리 있고, 거창한 것에서 온다 착각했다. 삶에서 행복의 여운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불행은 꽤 오래 주변에 남는다. 행복의 순간을 오래 머무르게 하고, 불행을 빨리 떨쳐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기 싫은 이유가 백 가지라도 해야 하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이제는 한다. 전에는 갖은 핑계를 동원해 늑장을 부렸다. 순간을 회피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매일 마음을 고쳐먹고, 하루를 잘게 쪼개 해야 할 것을 한다. 그것들을 ‘작은 성취’라고 명명한다. 모르는 단어 혹은 아는 단어라도 뜻을 찾아보고 정리하기, 좋은 글과 문장을 아카이브 해놓고 수시로 읽고 쓰기,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기 쓰기, 짧은 산문을 쓰거나 소설 작문하기 등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들로 하루를 채워간다.


단순하면서도 반복할 수 있는 것들이 쌓이면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이 생기리라 믿는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그 성취들을 그러모으며 굴리다 보면 어딘가에 툭하고 닿게 될 텐데, 그곳이 내가 그렇게까지 원하는 곳이리라 믿는다. 오직 나만이 가닿을 수 있는, 마침내 꿈꾸는 세계에 도달하는 환희의 순간을 그린다. 작은 행복이 가야 할 방향을 알려줄 것이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는 것을.

매거진의 이전글[문장+생각] 62. 삶이란 영향을 주고 받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