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서효원(한국)
1987년생
세계 랭킹 21위
전형 : 오른손, 셰이크핸드 수비수
2023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 여자단체전 동메달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 동메달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 동메달
이전 이야기
레슨을 받고 수요일 하루 동안 코치님이 해준 말들을 머릿속에 각인시키며 공을 쳐본다. 기본자세와 움직이는 동작들을 강제로라도 몸에 기억하고자 하면서. 돌아온 목요일 3번째 레슨. 오늘도 역시 1시간 일찍 가 회원들과 몸을 풀고 있으니, 내 차례가 되었는지 코치님이 나를 부른다. “105사이즈, 나한테는 딱 맞는데 너한테 맞으려나 모르겠네. 한 번도 안 입은 새 거야”라며 큰 가방에서 티밸런스 브랜드의 검은색, 하늘색 유니폼 2개를 무심하게 건네주었다. 무심하게 건네주었지만 마치 전리품을 받는 느낌으로 두 손으로 고이 받았다. ‘이 유니폼을 입고 더 열심히 운동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시원하게 뱉어냈다.
레슨실에 들어가자마자 약속한 듯 포핸드 위치에 섰고, 공이 날아오자 스트로크를 한다. 몇 번 걸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코치님과 연결이 되는 편인데, 이 포핸드 연결까지 가는 데만 해도 꽤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다음은 백사이드로 이동해 백핸드 쇼트 랠리. 여전히 어렵고 내가 라켓에 맞추어 보낸 공은 길었다, 짧았다, 좌우로 춤을 춘다. 코치님의 손이 내 공을 어떻게든 다시 돌려주려고 좌우로 바쁘게도 움직인다.
‘손목을 꺾고 라켓의 면을 반듯하게 향한다’는 지난 레슨 피드백을 떠올리면서 공 하나에 고도의 집중력을 보태본다. 면을 반듯하게 잡고 몸 안에서 쳐내니 정확도가 조금은 올라간듯하다. “백핸드가 저번보다 좋아졌다”라는 코치님의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지고 몸은 가벼워진다. 백사이드에서 포핸드를 치고서는, 포핸드를 좌우로 스텝 이동하며 하나씩 쳐본다. 스텝을 더하니 치는 타이밍이 계속 늦어지고, 공이 떨어질 자리를 예측해 스윙을 준비하라고 한다. 결국 다리가 먼저 자리를 잡아야 하고 그 다리를 잡을 때 상체는 이미 돌아있어야 자연스럽게 스윙이 나온다. 이론으로는 이해하나 몸은 쉬이 따라주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스윙이란 뭘까…. 스텝을 더하는 그 순간부터 몸은 무겁게 느껴진다.
여기까지가 저번 레슨과 동일한 과정이었는데 더해서 왼쪽 모서리에서 백핸드를 치고 돌아서서 포핸드를 치는 화백 전환을 처음 배웠다. 백핸드와 포핸드를 한 번씩 번갈아 치려니 라켓을 잡은 손이 막 바뀐다. “포핸드 칠 때와 백핸드 칠 때 그립이 조금씩 바뀌나? 조금씩 바뀌는 게 맞다. 그게 자연스러워져야 하고 적응되어야 한다”라는 코치님의 말. 바뀌는 수준이 아니라 매번 새로 잡는 느낌인데요…. 이걸 어찌해야 하는지 막막해진다.
여기서 또 한 번을 스텝 이동해 오른쪽 먼 거리의 포핸드까지 3번을 연달아 치는 연결까지 해본다. 제대로 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순서부터 헷갈리는데 공은 숨 쉴 틈도 없이 빠르게 약속된 코스로 탁탁 떨어진다. 어떻게든 쳐내야 하기에 잡히지도 않은 스윙으로 걷어내기에 급급했다. 헉헉거리며 숨을 돌리는 날 보면서 “나중에는 방금 했던 이 연결들을 모두 드라이브로 걸면서 해야 한다" 말한다. 또다시 탁구의 세계가 아득해졌다. 마치 심연처럼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