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의 동작에 자연스러워지기 위해 (1)

by 분더카머

cover 하리모토 토모카즈(일본)

2003년생.

세계랭킹 3위

전형 : 오른손, 셰이크핸드 올라운더

21년 도쿄 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동메달

24년 야스타나 아시아선수권 단식 금메달

23년 더반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은메달

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일본 남자 탁구 국가대표

21년 도쿄 올림픽 일본 남자 탁구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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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탁구 성장기

18구


2주가 지난 뒤 받는 레슨. 그간 주말을 빼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탁구채를 잡았고 2,3시간 정도 탁구장에 머무르며 로봇 기계 연습 땐 자세와 동작에, 회원들과 칠 땐 포핸드 백핸드 랠리 연결에 집중했다. 엉거주춤한 자세지만 먼저 공을 많이 쳐봐야 감을 빨리 익힐 거라는 코치님의 말이 떠올랐고, 회사, 집, 탁구장으로 이어지는 생활은 자연스러워졌다.


멀뚱하게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염치 불구하고 보이는 회원들마다 한 번씩 쳐달라고 부탁했다. 내 표정엔 ‘나 공치고 싶어요’라고 대문짝만 하게 쓰여있었을 것인데, 내가 겪어보니 누군가의 그런 표정도 얼핏 파악하는 편이다. 하수든 고수든 누구 하나 거절하지 않고 선뜻 기분 좋게 내 제안을 응해주었다. 공 하나를 사이에 두고 라켓을 면대 면으로 맞대기만 했을 뿐인데 그들의 작은 호의에도 큰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오랜만에 보는 코치님은 더욱이나 반가웠다. 매일 나와 열심히 연습했다는 것을 코치님은 과연 알아볼지 궁금하기도 했다. “추석 잘 보내셨어요?” 하고 인사를 건넸다. “저녁에 한 번도 안 보이던데?” 그간 바빴냐고 물어본다. “오후 근무 때는 10시에 일이 끝나, 출근하기 전에 오전에 탁구치고 출근합니다.” “그동안 많이 쳤어?” “매일 쳤습니다.” 하니 살짝 의심의 표정이 섞여있다. “오케이, 포핸드부터”

그동안 내가 취하는 동작이나, 공을 치는 자세가 맞는지 매번 의구심이 들며 자신이 없기도 했는데, 한 달 차에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더 이상하다. 모두가 거치는 당연한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스윙은 이게 맞는지, 라켓 쥐는 그립은 이게 맞는지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라켓은 아직도 쥐는 게 어색한데, 그 생각이 날 때면 다시 라켓을 잡아보기도 한다. ‘엄지와 검지로만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전 외우듯 되뇌인다. 안 쓰던 손의 여러 부분을 쓰니 불편하다 이젠 굳은살이 조금씩 생기려 한다.


새 탁구화에 적응 중인 발도 동병상련은 마찬가지. 짧은 순간 움직임으로 인해 물집이 잡히고 터지고의 반복이다. 걸음마를 떼기 위해 섰다 넘어졌다를 반복하는 것처럼, 두발자전거를 타기 위해 넘어져도 다시 페달에 발 올리는 것을 반복하는 것처럼 살아가면서 일련의 동작에 자연스러워지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던가 생각하니 경이로워진다. 그 인고의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못하는 게 이상할 정도가 되어버린다. 인간이란 동물의 학습능력에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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