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이야기
포핸드, 백핸드를 넘겨 커트 연결을 한다. 그래도 어느 정도 잘 넘기는 편인데, 상대의 하회전 공을 그 결대로 넘기는 것을 ‘푸시’라고 부른다. ‘커트’는 상회전 된 공을 반대 하회전으로 받는 것을 일컫기도 한다. 이 두 단어는 거의 혼용되어 명확한 구분이 어렵기는 하다. 주세혁 선수 같은 수비수들이 하는 동작이 제대로 된 커트임은 분명하다. 초심자들 대부분 커트 동작으로 공만 밀어주면 하회전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제대로 먹지 않고 넘어오는 경우도 많단다. 하회전이 풀려서 오는 경우 내가 더 커트를 걸어주면서 넘겨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라켓을 댈 경우 공을 지체 없이 떠버린다.
내 공이 상대에게 높게 넘어가면 그다음 동작에 누구나 뒤로 발을 무를 것이다. 상대의 강공이 일말의 여지없이 날아오기 때문에. 상대 공에 하회전이 많이 깎여올 경우는 라켓을 들어주면서 공을 넘겨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백문이 불여일견. 코치님 강한 커트를 받아보면서 감을 익힌다. 그리고 커트 서브는 라켓 면 끝에서 공의 아랫부분을 맞춰서 넘겨야 하는데, 이 감을 익히려면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단다. 커트 서브 넣는 연습을 라켓과 공만 가지고 어디서든 계속할 것을 주문받는다.
다시 커트볼 드라이브의 시간. 코치님이 커트를 보내주면 백사이드에서 포어사이드로 이동하면서 커트볼 드라이브를 천천히 친다. 공과 나 사이의 거리감을 모르니 몸이 얼마나 다가가야 할지 가늠이 어렵다. 그러니 다리를 고정한 후 팔이 제대로 자연스레 나오지 못하고 뒤에서 억지로 당겨진다고. 만약 다리로 이 거리감을 어느 정도 잡았다면 뚝 떨어지는 공을 쳐야 하니까, 상체를 돌리면서 공에 시선을 맞춰야 한다. 공의 시선을 맞추려면 자연스레 자세는 낮아져야 하니 하체를 더 내려야 하고. 하체는 내리면서 상체를 같이 오른쪽으로 돌리는 것, 그러면 자연스레 라켓이 따라내려올 것이란다. 여기까지가 공을 타구 하기 전 백스윙의 단계일 뿐이다. 스윙 때는 다리부터 중심이동을 시작해 골반과 허리 등 꼬아줬던 몸들의 원심력을 이용해 공을 쳐주면 되는데, 공이 테이블에 맞고 정점에서 살짝 내려올 그 타이밍을 쳐야 한다. 커트볼 드라이브로 들어가면 하드하게 나를 훈련시키는 조련사의 모습이 코치님에게 보인다. 여태까지 레슨에서 코치님의 말을 제일 많이 들은 날로 기억될 하루다.
수십 번 쳤을까 스톱 사인이 내려졌다. 잠시 얼얼한 허벅지와 팔뚝에 쉬는 시간을 준다. 이 동작만으로도 한 쿼터 축구 게임을 한 것 같은 체력 소모를 몸이 느낀다. “자세는 차차 만들어가면 되고, 공 채는 감각을 알아야 한다.”라며 제자리에 서서 날아오는 하회전 볼을 라켓만으로 넘기는 방법을 배운다. 라켓 면을 열고 두껍게 공을 맞히면서 손목을 쓰니 크게 힘들이지 않고 공을 네트를 넘어가는 게 아닌가.
“민볼 보다는 무겁지만 커트볼도 그렇게 넘기기 어려운 공은 아닌데 다만 이렇게 공을 넘기면 위력이 없으니 자세를 취하고 공이 라켓에 맞을 때는 강한 임팩트를 줘야 한다.”라는 게 그가 알려주고 싶은 사항이다. 빠르지는 않더라도 강한 회전으로 상대가 받기 어렵게 해야 다음 공을 찬스볼로 만들 수 있다는 부연 설명도 이어졌다. 코치님의 팁들을 모두 스펀지같이 흡수하려 노력했고, 어느새 온몸이 땀에 젖었다. 처음 커트볼 드라이브 기술을 배우지만 앞으로도 오늘과 같은 난관에 수없이 봉착할 것이다. 그 과정을 오롯이 겪으며 노력해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 네트 앞에 걸린 수많은 볼들을 보면서 오늘의 레슨을 마쳤다. 완숙해지면 나도 모든 공을 네트 뒤로 어렵지 않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내 레슨 타임 바로 앞으로 오픈 4부의 20대 청년이 코치님 레슨을 등록했다. 코치님 제자의 지인으로 오랜만에 다시 탁구채를 잡는다는 그의 레슨을 멀리서 지켜보았다. 저 정도의 실력이 되면 레슨에서 어떤 걸 배우는지 코치님께 물어보니, 기본이 잡혀있다고 치면 연결과 3구, 5구 시스템, 결정구를 만드는 과정을 세심하게 다듬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고급 기술을 배우는 건가 싶었다. 그러고는 슬쩍 나의 기량은 평균에 비해 어떤지 물어보았다. 코치님은 곁눈으로 슬쩍 보시더니, 많이 빠른 편이라고 말한다. 3달 동안 랠리가 안돼 포핸드만 치는 사람도 있고, 1년이 되어야 드라이브를 배우는 사람도 있다는 말을 해준다. 선행 학습을 한다는 것에 기뻐할 일이 아니라 그만큼 안정적으로 기본기를 익혀가고 있다는 말로 노력의 보상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