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오픈대회를 가다 (1)

by 분더카머

cover 오도 사츠키(일본)

2004년생

세계 랭킹 8위

전형 : 오른손 셰이크핸드

2024년 몽펠리에 wtt 챔피언스 여자 단식 금메달

2024년 아스타나 아시아선수권 여자 단체전, 여자복식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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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탁구 성장기

36구


전에 김포금쌀배를 보고 난 후 코치님께 또 출전하는 대회가 있냐고 물었었다. 그랬더니 관장님, 부관장님과 함께 진천에서 열리는 오픈 대회 단체전에 나간다고. 코치님이 태어난 진천에서 열리고, 단체전 상금 100만원이 주어지는 큰 대회인데 부관장이 꼭 같이 한번 나가자고 하도 졸랐다고 하는 웃긴 이야기도 들었다. 어쨌든 우리 탁구장 이름을 걸고 코치님을 비롯한 실력자들이 나가는 대회. 코치님이 가는데 내가 어찌 빠질쏘냐. 바로 응원을 간다고 말씀을 드렸다. “진천까지 오게?” “네, 진천 별로 안 멀잖아요. 바이크 타고 몇 번 갔었어요.” 코치님의 매니저처럼 오픈 대회를 동행하는 스케줄이다. 나 또 왜 이러나 싶다.

대회 정식 명칭은 충북스포츠 백화점 창단 20주년 기념대회. 먼저 대회 요강을 살폈다. 4인으로 구성된 단체전으로 경기는 단식-단식-복식 3경기를 하게 된다. 총 3경기에서 2경기를 이기면 승리로 확정되는데 특이한 점은 팀 구성에 제한이 없어 선수부 4인으로 나와도 상관없는 점이다. 보통의 오픈 대회 단체전은 선수별 부수를 합한 합부수를 어느 정도 적용한다. 헌데 그런 규칙이 없다는 건 모두 선수 출신으로 나가도 된다는 것. 요강을 살피면서도 어마어마한 대회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레슨을 받고 쉬는 동안 코치님과 대회 이야기를 좀 했는데 그러다 내가 참가자 목록이 업데이트 되었다는 걸 말해줬다. 코치님은 일절 모르고 있다 나와 같이 폰으로 대진표를 보시고는 너무 실력이 좋은, 이른바 무림의 고수들이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가장 강력한 팀은 탁구 명문 대광고 출신 4인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그중 한 선수는 코치로도 유명한데 최근 오픈 대회를 나오기 시작해 우승을 휩쓸고 있고, 유튜브에서도 내가 경기 장면을 본 왼손 셰이크핸드 선수였다. 단식으로 여기 나온 모든 사람들을 이길 정도로 강하다길래 얼마나 강할까 생각했다. 단단한 체격에서 나오는 강한 드라이브가 단연코 일품이었는데, 그 선수의 플레이를 실제로 볼 수 있다니 또 기대가 되었다.

이 팀 외에도 탁구 오픈 대회를 좀 다녔다면 볼 수 있던 이름이 알려진 선수들이 대부분 참가했다. 부관장은 이 대회 참가 선수들의 면면을 보고는 ‘메이저’ 급이라고 말할 정도. 쟁쟁한 팀들 사이에서 우리 팀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예선 탈락이 없기에 얼마나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점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입상이 아니더라도 나름 쟁쟁한 우리 팀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고 열띤 응원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다. 어쩌다 보니 대회 매니저 격으로 참가를 하게 된다.

대회 날이 밝았다. 오픈부 예선 시작은 11시. 진천으로 가야 하기에 아침 7시 출발로 약속을 잡았다. 허나 전날 금요일 12시까지 거의 탁구장에 있었기에, 아침에 모이니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탁구장 앞엔 우리 팀의 마지막 퍼즐 한 조각, 오픈 3부 중펜 전형의 스무 살 대학생이 있었다. 여러 오픈 대회에서 우승도 하고 입상을 자주 하는 말 그대로 요즘 핫한 친구였다. 전에 한번 구장 금요 올빼미 리그 때 이 친구의 플레이를 본 적이 있었는데, 빠른 발에 강한 드라이브가 일품이었다. 중펜 특유의 플레이라고 해야 하나, 그게 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보기에 뭔가 다른 점도 보이긴 했었다.

그 친구와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 관장, 부관장과 차를 같이 타고 출발한다. ‘스무 살인데 오픈 3부라고…? 그럼 대체 언제부터 탁구를 친 거야?’ 가는 길에 슬쩍 물어봤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취미로 치기 시작했단다. “탁구 얼마나 치셨어요?” 되려 내게 묻는다. “아 저는 2개월 되었어요.” 옆에서 부관장이 2개월 신동급이라고 나를 놀려댄다. “아 근데, 잘 치실 것 같아요.” 이래 봬도 생긴 건 오픈 부수 급이니까. 졸음을 참아가며 휴게소에 들러 간식도 사 먹으면서 대화를 하다 보니 도착이 그리 멀지 않게 남았다. 탁구인들 아니랄까 봐 차 안에서는 탁구 이야기가 한바탕 펼쳐진다. 우리 팀의 단-단-복 경우의 수와 전력들, 상대팀 면면의 실력들, 그리고 최근 있던 대회 이야기들. 이야기가 사그라드니 대학생 친구는 wtt 탁구 대회 영상을 보기도 하고 졸기도 했다. ‘이 친구도 탁구에 아주 미쳐있구나’ 어느새 체육관에 도착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니 코치님이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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