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오픈대회를 가다 (2)

by 분더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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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탁구 성장기

37구


짐을 챙겨 체육관으로 향한다. 입구에 붙어있던 예선 조 편성에 모두가 걸음을 멈추었다. 입을 모아 우리가 강하다 얘기했던 그 팀이 바로 우리와 예선 한조로 편성되었다. ”예선에서 한번 해보는 것도 좋지”라며 코치님이 한마디 툭 던진다. 미리 예방주사를 맞아보는 건가. 그 팀은 어떻게든 본선에서 상위로 올라올 팀이니까, 강팀과 붙어봐야 우리의 실력도 체크하고 새로운 전략도 짤 수 있을 것이다.


서울권 대회에서 자주 보던 팀 말고도 충북 지역의 탁구인들이 결성해 오픈부로 나온 팀들도 많았다. 이 대회를 위해 서울에서 내려오는 팀들과 지방팀들이 맞붙는 그야말로 전국구 대회가 바로 이번 대회라는 게 실감 났다. 4개 팀이 1조로 편성된 예선 게임이 시작되었다. 충북 지역에서 나온 팀과 첫 게임에서 오더는 중펜 친구의 단식-관장님, 부관장님의 복식-코치님 단식 순이었다. 아직 몸이 덜 풀렸는지 중펜 친구는 첫 게임에서 실수가 잦았다. 복식에서도 상대팀을 상대로 의외로 고전하면서 끌려가기도 했지만 승리를 했다. 마지막 코치님이 승리하면서 첫 게임은 3-0으로 끝냈다.

가장 전력이 약한 팀이기에 모두 예상했던 결과. 두 번째 게임은 용품사에서 스폰을 받는 유명 팀이었다. 면면이 약하지 않은 팀으로 유튜브에서 보던 선수들도 있었다. 그래도 코치님과 중펜이 단식에서 승을 올리고, 복식에서는 져 2-1로 승리를 했다. 3번째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팀에서는 중펜 친구만 이기고 복식, 코치님 단식이 지면서 1-2로 패했다. 결과적으로 2승 1패로 예선 조 2위로 본선에 올라가게 된다.


예선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보통 대회를 나가면 대회장을 비울 수 없어 잠깐의 시간에 준비해 간 김밥을 먹거나 주변에서 시켜 먹는 것으로 해결한다. 허나 이번 대회는 주최 측에서 출장뷔페를 불러 아주 꿀맛 같은 식사를 했다. 모두들 모여 커피를 마시면서 잠깐의 휴식을 취한다. 부관장과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매일 줄넘기 2000개 정도를 하고 스윙 연습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고, 열정에 놀라는 눈치였다. 그러면서 “감각도 있는데 그렇게 열심히 운동하니까 더 빨리 는다.”며 마치 청년 때 자기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며 흐뭇해했다.

이 대회에 응원을 하러 왔지만 우리 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나 역시 마음이 불탔었고, 탁구 실력을 높여 이들과 함께 오픈 대회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목소리를 높여 응원하고, 점수 한 포인트마다 손에 땀을 쥐면서도 게임을 하고 싶은 열정이 샘솟았다. 탁구계 썰로 30대에 시작하면 3부를, 40대에 시작하면 4부를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30대 후반에 겨우 턱걸이해 시작했으니 3부를 갈 수 있을까 하는 희망 회로를 항상 돌리고 있다.

“제가 오픈 3부 가려면 얼마 정도 걸릴까요?” 옆에 있는 코치님께 물었다. 코치님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지금처럼 꾸준히 한다면 적어도 10년은 걸리지 않을까?” 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짧은 시간이 걸리거라 생각지는 않았지만 10년이라니, 지금의 운동량 정도로 꾸준히 10년이라니,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곤 이내 10년을 쳐보자! 10년이 걸릴지 아니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지 보고 싶은 마음과, 그 과정을 오롯이 겪어보자는 무모한 다짐이 스멀스멀 생겨났다.


본선은 토너먼트이기에 여기서 지면 바로 짐을 싸고 먼저 집에 가야 하는 예상치 않던 불상사가 발생한다. 예선 경기로 충분히 몸을 풀었다면 본선은 그야말로 본 경기나 다름없다. 모의고사를 3번 치렀으니 이제 수능을 볼 차례. 운영 테이블 옆에 본선 토너먼트 대진표가 나왔다. 우리 팀은 왼쪽 사이드에 배치된 반면 예선에서 만난 대광고 출신 팀을 비롯 강하다고 생각한 팀들은 대부분 오른쪽 사이드 대진으로 빠져있었다. ‘대진운이 좋다’라는 말을 모두 머리에 떠올린듯했다. 큰 이변이 없다면 8강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과연 그럴까, 공은 둥그니까 두고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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