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트룰스 뫼레고르드(스웨덴)
2002년생
세계 랭킹 7위
전형 : 오른손 셰이크핸드
2024년 파리올림픽 남자 단식, 단체전 은메달
2021년 휴스턴 세계선수권 남자 단식 은메달
이전 이야기
탁구를 배운 지 3달 차에 접어들었다. 점점 해가 일찍 지기 시작하고 쌀쌀해지면서 날씨의 변화를 느낀다. 어김없이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구장에 나갔고, 오후 늦게 퇴근해서도 한두 시간이라도 라켓을 잡으려고 노력한다. 하나둘씩 사람들이 집으로 갈 시간에는 기계 볼을 세팅해 루틴을 채워가며 스윙을 휘두른다. 고수와의 게임에서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지거나, 쉬운 기본기에서 실수를 하면서 실점을 할 때는 내 실력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구력이 짧다는 건 내게 핑곗거리가 되지 못하고, 연습으로 한계를 돌파해 나가고 싶은데 실력은 그리 쉽게 따라주지 않으니 애가 닳는다. 대게 회원들은 웃으면서 게임을 즐기는데 혼자 열을 내고 혼잣말을 하면서 게임에 몰입한다. 내가 봐도 웃긴데, 누군가 보기엔 얼마나 웃길까.
애가 닳고 고민이 많을 때는 죽비만한게 없다. 레슨에서 배우는 기본기가 약이고, 실력을 늘릴 힌트이고, 잘 안 되는 탁구의 해결책임을 안다. 그것들을 스펀지처럼 잘 흡수하기만 하면 된다. 몸을 풀고 레슨실로 들어가 주변에 떨어진 공들을 주워 담으며 ‘오늘도 흡수하며 배우자’며 의지를 다진다. 포핸드를 가볍게 치면서 시작하는데, 한 스무 개를 연속으로 치다 코치님이 갑자기 공을 잡더니 드라이브를 걸어보란다. “드라이브요? 안 배웠는데요?”
”알려줄게, 한번 쳐봐.”
포핸드 스트로크가 옆에서 앞으로 스윙을 했다면 드라이브는 팔 스윙을 아래서 위로 올리면서 공에 임팩트를 주면 된다는데, 알려주는 대로 쳤더니 공이 맞는 느낌이 달랐다. 포핸드가 그저 순한 맛으로 공을 보내는 거라면 드라이브는 ‘칠 테면 쳐 보라’며 매운맛으로 공을 보내는 것 아닐까. “처음치고는 잘 거네, 스윙은 차차 만들고 박자도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다“ 맞을 때 공을 밀지 말고 회전을 준다는 생각으로 타격하라고 알려준다.
어떻게 자세를 잡고 쳐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열만 올리니 금세 팔이 아프기 시작했다. 코치님도 내 자세의 이상함을 느꼈는지 내게 와서 다시 자세를 잡아준다. “팔로만 치는 게 아니라, 하체를 같이 써야 한다.”라며 중심이동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요는 하체가 내려가면서 상체도 함께 돌아야 하는데 그 상체가 다시 정면으로 돌아올 때 맞춰 힘을 실어야 한다. 하체의 이동은 오른 다리에 힘을 실었다면 그 힘을 모두 왼쪽으로 보내지 말고 가운데 정도까지만 준다고 생각할 것. 코치님이 말해주는 대로 쳐보려고 했지만 공이 조금만 좌우로 빠지면 중심 이동을 하기가 여의치 않았다. ‘드라이브를 연속으로 거는 게 쉬운 게 아니구나’ 공 따라가랴, 자세 잡으랴, 중심이동하랴 몇 개의 공을 쳤을 뿐인데 숨이 가빠지고 금세 다리가 아파졌다.
또 앞에서 보니 스윙할 때 오른쪽 어깨가 왼쪽으로 말리거나 옆구리가 너무 왼쪽으로 딸려온다고. 내려간 하체를 들어 올리려니 밑에서 위로 공을 올리게 되고 그러니 뒤에서 앞으로 치는 게 아니라 밑에서 위로 공을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었다. 중심 이동으로 축적한 힘을 어디 방향으로 써야 하는지 생각을 하면서 스윙을 하자며 되뇐다. 드라이브는 공에 강한 상회전을 주어 네트를 넘기고 상대 테이블에 안착시키는 기술인데 ‘공에 회전을 준다’는 이 감을 제대로 모르니까 계속 공을 굴리려고 하고 있었다. “공에 회전을 줘야 된다고 생각해서 라켓 면을 얇게 맞추는 게 아니다. 러버에 임팩트할 때 순간적으로 회전을 주는 것” 이게 드라이브의 핵심이다.
머리와는 반대로 스윙의 끝 자세를 보니 라켓을 눕혀서 면을 닫고 회전에 집착하고 있었다. 이런 잘못된 자세에서는 더 회전이 나오지 않는다고. 내게 반구 되어 날아오는 공의 방향과 내 스윙의 방향이 정면으로 충돌할 때, 그게 임팩트를 준다는 것이고 그때 공은 회전이 걸린단다. 코치님이 건 드라이브 라켓을 대지 않아도 공의 포물선에서 회전이 엄청나게 걸린 게 보였다. 라켓을 너무 숙이지 말고 수직에서 15도쯤 숙여서 면에 두껍게 맞추면서 앞으로 보내줄 것을 언급한다. 드라이브를 치면서 라켓 끝에 맞고 공이 위로 떠버리는 것은 자기도 모르게 라켓을 숙이고 스윙이 나가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