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자연스레 구사될 때 실력이 된다는 것을 (1)

by 분더카머

cover 패트릭 프란치스카(독일)

1992년생

세계 랭킹 8위

전형 : 오른손 셰이크핸드

2020년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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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탁구 성장기

41구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일을 하는 스케줄이 돌아오면 시간 상 레슨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아쉬움이 커진다. 탁구에서 레슨만 받는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고 레슨 때 코치님의 말들이나, 내가 느낀 것들을 가지고 연습해야 아주 미세하게나마 탁구가 는다는 것을 이제 안다. 하여 2주 동안 그간의 피드백을 복기하며 연습하는 시간으로 만들자 생각한다. 허나 그렇게 생각해도 늦게 퇴근해 구장에서 한두 시간 공을 치다 보면 턱없이 부족한 시간에 벌컥 조바심이 난다. ‘내 실력이 정체되지 않을까’ 하는 올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생각이 흘러가다 ‘이 하루에 누군가는 또 실력이 늘고 있을 텐데’ 하는 어리석은 생각까지 이어진다. 탁구는 자신의 실력을 향상하는 운동이지, 누군가와 비교하는 운동이 아닌데…모난 생각을 둥글하게 바꿔야 한다. 그런 생각할 시간에 지금 하는 동작 하나에 더 집중하자며 스스로를 다그친다.

짧은 시간 어떤 연습을 하는 게 효율적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다, 회원들과 최대한 공을 치고서는 마지막 1시간 정도는 비어있는 레슨실로 들어가 서브 연습을 시작했다. 레슨에서 서브만 따로 배우지 않기 때문에 서브는 스스로 해야 하는 항목인데, 엘리트 선수들도 짜여진 훈련 시간을 모두 소화하고 한두 시간은 서브 연습을 했다는 말도 들었었다. 코치님께 물어 커트 서브를 넣는 방법을 배웠고 볼 박스를 옆에 두고 공을 깎는 동작에 집중한다. 공의 가장 아래쪽을 얇게 따서 강한 회전을 주는 것이 원리이고, 라켓은 팔을 옆구리에 붙인 후 뒤로 빠졌다 앞으로 나오는 수평의 운동만 해주면 되는데 정작 서브를 넣을 때는 라켓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감이 안 잡힌다.

게임 중 내 서브는 ‘커트를 넣겠다’는 마음에도 하회전이 거의 없는 너클볼로 상대에게 넘어가고, 하회전이 없이 돌아오는 공을 커트볼로 들어 올리려고 하니 공은 아주 멀리 날아가 돌아오지 않는 홈런볼이 된다. 하회전 뿐만 아니라 무회전인 너클, 공의 옆부분을 맞추어 휘어 나가게 하는 횡회전 등 여러 가지 서브를 구사하기 위해 혼자서 구슬땀을 흘린다. 회원들은 지나가다 낑낑대고 있는 나를 보면서 한 마디씩 조언을 하기도 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렇게 바닥에서 나만의 수련을 거쳐야 그게 기술이 되고 그 기술이 자연스레 구사될 때 실력이 된다고 철석같이 믿는다.

어떻게든 혼자서 할 수 있는 연습법을 고안하며 서브 연습, 기계볼로 스텝 연습을 병행하다 오전 11시부터 구장에서 초심부 트레이닝 반을 개설한다는 알림을 받았다. 오전반 회원들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초심자들을 위해 부관장이 이런저런 방법을 고심했고, 처음 탁구를 접하는 회원들도 편하게 배울 수 있도록 노하우를 풀어놓기로 했단다. 그 노하우가 뭔지 자세히 물어보니 ‘기본기 반복 숙달’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기본기라는 단어를 들으니 바로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의 교육법이 떠올랐다.

손흥민이 제대로 축구를 하기 시작한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7년을 기본기 연습에 투자했다고 한다. 패스를 완벽하게 익히고 나서야 드리블, 슈팅 연습이 그 뒤를 따라왔다. ‘선수가 항상 최상의 컨디션에서 경기를 뛰는 것은 아니다. 최상에 가깝게 컨디션을 유지하고자 애쓸 뿐이다. 그래서 평소 실력과 기본기가 중요한데, 기본기가 좋은 사람은 평균 기량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 신체가 따라주지 않는데 정신력만으로 경기를 계속할 수는 없다’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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