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이토 미마(일본)
2000년생
세계 랭킹 9위
전형 : 오른손 셰이크핸드, 백핸드 숏핌플
2020년 도쿄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 단체전 은메달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 단식 동메달
이전 이야기
무거운 발걸음과 마음을 가지고 직장인이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리그전을 나간 후로 내겐 설레는 요일로 바뀌었다. 3주 전쯤 처음 나간 리그전 이후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참석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그나마 객관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는 것이 리그전이기에 중간 점검 정도의 과정으로 생각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고 싶다. 리그전을 나가는 것은 이번이 3번째. 첫 참가에는 1승을, 두 번째 참가에는 2승을 거두었는데, 세 번째인 이 날 예선에서 3승을 기록했다. 이런 식으로 라면 10번 나가면 10승을 할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한다. 잘 늘지 않는 실력을 이런 생각으로 달래 보기도 한다. 3달 정도 꾸준히 리그전을 나가면 게임을 하는 경험과 요령이 생기기는 할 테다.
저번 게임 땐 8,9부를 통합해 12명이 풀리그전을 펼쳤는데 이번엔 8부 참가자만 해도 10명이 넘었다. 8부 2명, 9부 5명으로 적절히 섞어 7명이 한 조가 되어 리그전을 펼친다. 테이블을 저만치 두고 멀리서 하는 게임을 지켜보면 모두 실력이 고만고만해 티가 나지 않는 것 같지만, 막상 테이블에 들어서 몇 번 공을 나누다 보면 야속하게도 줄 세우기가 가능할 정도로 실력이 나누어진다. 같은 지역 9부, 8부 사이에서도 실력이 뛰어난 분이 있고 이제 막 승급을 한 분들은 강자를 쉽게 이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9부라고 해서 8부 선수를 이기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부수라는 개념은 핸디캡 점수를 주기 위함과 게임 진행의 편의를 위해 등급을 나누어 놓은 것일 뿐 절대적인 실력 순이 되지는 못한다.
언제나 그랬듯 이번 리그전에도 승패의 여부를 떠나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게임에서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는지에 포커스를 둔다. 공 끝까지 보고 처리하기, 스텝을 이동하면서 잡아서 치기는 전부터 이어지고 있는 것들. 한 가지 추가된 것은 커트 서브를 넣고 커트 게임만을 하지 않는 것이다. 전엔 무작정 커트 서브로 시작해 끝까지 커트로 넘어오는데도 네트를 넘기지 못하거나 오버미스가 나서 실점한 경우가 많았었다. 왜 넣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커트 서브를 넣고, 공에 얼마나 많은 회전이 먹는지 보는 것에 자위하는 탁구를 했었다.
시스템이라고는, 전략이라고는 전무한 이전 플레이를 복기하니 낯짝이 화끈거린다. 왜 나는 몸만 쓰고 머리는 쓰지 못했던 것인가 반성한다. 하여 커트가 없는 너클 서브를 넣고 상대 리시브가 뜨면 공격으로 점수를 얻어보고, 회전 서브를 넣고는 라켓을 들고서 다음 공을 처리하는 등 한 수 앞이라도 예측해 보려는 것으로 변주를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변화에는 ‘발전’이라는 기치가 앞선다. 저번 리그전보다 미세하게라도 나아졌음을, 조금 더 실력이 좋아졌음을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예선 3번째 게임까지 2승 1패를 기록하면서 나름 순항 중이었다. 전체 게임에서 중반 정도로 흘러가던 찰나, 진행 순서를 두고 가장 연장자 두 분이서 언쟁을 벌이셨다. 한 분이 늦게 참석해 게임 순서가 이리저리 튀었고, 어떤 게임을 먼저 할지에 대한 아주 사소한 논쟁거리였다. 주변의 만류로 언쟁은 사그라드나 싶었으나 오히려 더 크게 번져 욕설이 오가는 싸움이 되었다. 우리 조에서, 내 게임 차례에서 어르신 두 분이 걸걸한 욕설로 다투니 순간 모든 테이블의 시선이 몰렸고, 이제 막 열이 오른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되었다.